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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링 러스트의 저주' 김수철의 페더급 월장 도전 실패. 타이틀 재수생 언더독의 반란. 박해진-심유리 새 챔피언 등극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1-09-05 10:55 | 최종수정 2021-09-06 06:20


박해진이 김수철에게 길로틴 초크를 걸었다. 사진제공=로드FC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예상을 깬 타이틀전이었다. 스포츠의 세계에선 함부로 승부를 예측하면 안된다는 것을 로드 FC 059 대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시아 최강'으로 불리는 김수철(30·원주 로드짐)의 페더급 '월장'이 실패로 돌아가며 박해진이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했다. 심유리 역시 박정은을 상대로 리벤지에 성공, 아톰급 2대 챔피언이 됐다.

로드 FC는 지난 4일 강원도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로드몰 ROAD FC 059' 대회를 개최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20%의 관중만 입장, 적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지만, 경기만큼은 화끈했다. 특히 로드 FC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2개의 타이틀 매치는 손에 땀을 쥐게 한 명승부였다.


심유리(왼쪽)가 박정은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사진제공=로드FC
페더급 타이틀 매치에선 김수철과 박해진(29·킹덤MMA)이 맞붙었다. 예상은 김수철의 우위. 4년 공백이 있지만 은퇴전까지 9연승 중이었고, 원챔피언십과 로드 FC 밴텀급 챔피언, 라이징 온 페더급 챔피언에 오른 그야말로 '아시아 최강'이었다.

김수철은 초반부터 미들킥으로 박해진의 허벅지에 계속 충격을 줬다. 하지만 박해진은 펀치 한방으로 김수철에게 충격을 줬고, 곧이은 길로틴 초크로 김수철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김수철이 끝까지 버텼지만 1라운드 종료 10초를 남기고 탭을 치고 말았다. 김수철은 4년 공백으로 인한 링 러스트(오랫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아 경기 감각이나 실력이 떨어지는 것)가 있어 보였고, 페더급으로 한 체급 올린 것 역시 부진한 이유로 꼽혔다.

박해진은 "아직 믿기지 않는다. 감개무량하다. 대회를 개최해주신 김대환 대표님, 정문홍 회장님, 그리고 심판분들, 스태프분들께 감사드린다. 스승이신 서보국 관장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로드 FC 데뷔할 때부터 많이 챙겨주시고, 보살펴 주셨는데 드디어 챔피언 벨트를 감게 됐다. 내가 잘해서 챔피언이 됐다기보다 관장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챔피언이 된 소감을 전했다.

비록 패했지만, 김수철은 상대인 박해진을 인정하며 패자의 품격을 보여줬다. 김수철은 "진짜 열심히 했는데 (박)해진이가 너무 강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수철의 칭찬에 박해진도 "존경하는 (김)수철이 형님에게 인정받으니까 이것보다 더 영광스러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수철은 패한 뒤 박해진에게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박)해진이가 너무 강했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로드FC
박정은(25·팀 스트롱울프)과 심유리(27·팀 지니어스)가 펼친 여성부 아톰급 타이틀 매치는 2년만의 재대결이었다. 2년 전 박정은이 테이크다운 이후 파운딩으로 TKO승을 거뒀기에 이번에도 박정은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심유리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그라운드 기술을 보완해 박정은의 태클을 잘 이겨내며 자신의 강점인 타격을 살리며 판정승을 거둬 새 챔피언이 됐다.


챔피언에 등극한 심유리는 부모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타이틀전을 준비하는 기간에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해 병간호를 하며 준비했다고.

심유리는 "아빠가 아파서 병원에 계셔서, 병간호를 하면서 훈련하기도 했었고 훈련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코뼈가 부러졌는데 수술도 미루고 훈련했다. 자꾸 안 좋은 일이 생겨 힘들었는데 김재겸 관장님이 '꼭 챔피언 만들어 주겠다. 좋은 일 있으려나 보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관장님 말이 맞았다. 팀원들이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엄마, 아빠도 너무 고맙고, 감량하느라 예민해서 짜증을 많이 냈는데 미안하고 사랑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박정은은 "판정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내가 지난번 경기에서 이겨서 리벤지 매치가 주어진 것처럼 다음 경기 상대가 나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3차전을 예고했다.
원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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