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은은 18일 새벽(한국시각) 브라질 산토스에서 펼쳐진 국제탁구연맹(ITTF) 브라질오픈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프랑스의 왼손전형 엠마뉘엘 레베송(프랑스 세계65위)를 4대1(11-7 6-11 11-7 12-10 11-3)로 돌려세웠다. 대표팀 동료 주세혁(31·삼성생명)과 마주한 결승전에서 4대1(11-3, 11-9, 11-4, 11-8, 11-5)로 승리했다.
오상은은 우승은, 우승 그 이상이다.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남자대표팀이 그토록 바랐던 쾌거, 2번 시드의 기적을 일궜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전임감독은 지난 17일 일본오픈 직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지구 반대편 브라질행 비행기에 올랐다. 베테랑 삼총사 오상은 주세혁 유승민과 함께였다. 꼬박 30시간의 비행을 감행한 데는 2번 시드를 향한 절박함이 있었다. 런던올림픽 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과의 만남을 최대한 뒤로 미루기 위해선 2번 시드 배정이 절대적이다. 유럽 최강 독일과 단체전 2번 시드를 향한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일본오픈에서 세계120위 정영식(20·KDB대우증권)이 세계 6위, 독일의 톱랭커 티모 볼을 잡아주며 희망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김택수 감독의 애제자' 정영식이 선배들의 런던행에 비단길을 깔았다. 일본오픈 결승에서 '맏형' 오상은이 일본 톱랭커 미즈타니 준에게 2대4로 아쉽게 패했다. 우승했다면 2번 시드가 곧바로 확정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독일과의 랭킹 포인트차가 급격하게 좁혀진 상황에서 도전을 포기할 수 없었다. 유 감독은 '랭킹 올인'을 선언했다. 마침 독일과 일본의 브라질오픈 불참은 호재였다. 브라질오픈에 사활을 걸기로 했다.
"우리 선수들이 모두 4강에 오르면 2번 시드 가능성이 있다.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다. 유 감독은 결연한 각오를 드러내듯 머리를 짧게 깎았다.
각국 에이스들이 불참한 브라질오픈에서 8강까지는 순항했다. 8강에서 문제가 생겼다. 믿었던 유승민이 프랑스의 왼손잡이 복병 레베송에게 2대4로 무너졌다. 랭킹 하락이 불가피했다. 유 감독은 잠이 오지 않았다. "12년 지도자 생활에 이처럼 힘든 때가 없었다"며 심적 고통을 토로했다.
4강에 진출한 오상은 주세혁이 나란히 결승에 진출해야만 포인트를 만회할 수 있는 상황, 베테랑 선수들이 유 감독의 믿음과 기대에 보답했다. 오상은은 레베송을 가볍게 꺾었고, 봉와직염으로 컨디션 난조를 겪었던 주세혁 역시 한수 아래 포르투갈 마르코스 프레타스를 꺾고 결승에 안착했다. 두 선수의 결승전은 차라리 홀가분한 축제였다. 지구 반바퀴를 돌아온 보람이 있었다. 7월 ITTF가 발표하는 랭킹포인트를 통해 시드가 확정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