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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0m 집중'박태환 1500m 출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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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0m 집중'박태환 1500m 출전? 왜?

2년 전, 박태환(23·SK텔레콤)이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마이클 볼 전담 코치는 의외의 이야기를 꺼냈다. 박태환의 1500m 출전에 대해 "요즘 세계 어떤 선수도 200~1500m까지 하지 않는다. 마치 그것은 육상의 우사인 볼트가 100m도 뛰고 마라톤도 뛰는 것과 같다"는 소견을 밝혔다. '선택과 집중'을 이야기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박태환은 200-400m 올인을 선언했다. 중단거리에 최적화된 근육을 만들었고, 그에 맞는 맞춤형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해 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도 1500m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1500m를 내려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던 박태환이 런던올림픽 1500m 출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어떻게 된 일일까?

박태환 측은 "최근 런던 엔트리 신청이 마감됐다. 대한수영연맹과 의논해 런던올림픽 자유형 50-100-200-400-1500m 기준기록을 통과한 전종목에 일단 이름을 올려놓았다"고 설명했다. 1500m뿐 아니라 기준 기록을 통과한 단거리 전종목에도 이름을 올려뒀다. 28일 주종목 자유형 400m 결선과 30일 자유형 200m 결선 결과와 컨디션을 면밀하게 살핀 후 나머지 종목의 출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스케줄이나 기록면에서 자유형 1500m 출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 박태환은 지난 2월 호주에서 열린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에 참가해 200m, 400m, 1500m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 자유형 1500m에서 14분47초38의 한국최고기록을 수립했다. 고등학교 2학년때인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자유형 1500m 기록(14분55초03)을 5년 2개월만에 무려 7초65나 앞당겼다. '중국 장거리 최강자' 쑨양이 지난 4월 중국수영선수권에서 세운 14분42초30에 이은 올시즌 세계 2위 기록이다. 이달 초 훈련의 일환으로 출전한 미국 산타클라라그랑프리 자유형 800m에서도 7분52초0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1500m에서 인정된 800m 구간기록(7분53초04)을 0.97초 앞당긴 새로운 한국기록이자 올시즌 세계 4위에 해당하는 호기록이다.

박태환은 올 시즌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주종목 자유형 400m와 마이클 펠프스, 라이언 록티, 야닉 아넬 등 세계적인 경쟁자들과 격돌하는 자유형 200m 훈련에 집중했다. 스타트, 턴, 돌핀킥을 위한 하체 강화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다. 스피드와 파워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400m에 절대적인 혹독한 근지구력 훈련도 꾸준히 이어갔다. 지옥훈련의 성과는 장거리에서도 나타났다. '연습삼아' '훈련삼아' 출전한 장거리 종목에서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었다. 전략적으로 포기했지만, 레이스에서 포기란 없다. 어린 시절부터 전종목 출전을 통해 몸에 밴 '평소 실력' 지구력으로 최선을 다해 경기에 나섰다. 잇달아 한국신기록을 경신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박태환은 당초 자유형 1500m에서 '절친 선배' 이현승(26·미국 컬럼비아대)의 출전을 염원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호주 전훈을 함께 하며 런던 물살도 함께 가르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인터뷰 때마다 "현승이형과 함께해 도움이 됐다"는 우정과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1500m은 훈련의 일환이다. 출전할 뜻이 없다"는 말 역시 이현승과의 동행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엔트리 마감을 앞두고 상황이 달라졌다. 400m에서 1500m로 주종목을 바꾸고, 올림픽 꿈을 향해 청춘을 걸었던 이현승이 끝내 기준기록(OQT, 15분11초83)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쉬움이 컸다. 박태환은 고민 끝에 출전 엔트리에 일단 이름을 올렸다. 200-400m 경기가 모두 끝난 뒤인 8월4일 1500m 경기가 열린다는 점도 고려했다. '라이벌' 쑨양이 지난해 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 수립한 세계최고기록은 14분34초14다. 박태환의 최고기록와 13초 이상 차이가 나지만 최근의 상승세와 근지구력 향상, 레이스 운영이 절대적인 1500m 종목의 특성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컨디션과 상황이 허락한다면 선배의 아쉬움까지 털어낼 각오다. 물론 올림픽 2연패를 꿈꾸는 박태환에게 우선순위는 여전히 400-200m다. 1500m는 400-200m 결과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출전할 수 있다. 호주 브리즈번에서의 마지막 훈련과 7월 프랑스 몽펠리에 조정기 훈련 역시 이 부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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