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 일본전 마지막 단식주자로 나서 승리한 후 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는 김경아.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런던올림픽의 해, 눈부신 상승세다. '한국 여자탁구의 맏언니' 김경아(35·대한항공)는 지난 6월 국제탁구연맹(ITTF) 브라질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스페인오픈, 칠레오픈에 이은 올시즌 3번째 우승이다. 2005년 칠레오픈 여자단식 우승 이후 7년만에 단식 패권을 거머쥐었다. 7월 ITTF가 발표한 세계랭킹을 5위까지 끌어올렸다. 런던올림픽 개인전 3번 시드를 확보했다. 대한민국 여자선수단 주장이다. 서른다섯의 나이에 믿을 수 없는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최고의 '베테랑' 수비전형이다. 못말리는 연습벌레에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다. 그녀의 탁구에는 언제나 감동이 있다. 풀세트 마지막 듀스접전,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몸을 테이블 밑으로 던진다. 상대의 공을 끝끝내 받아낸다. 혼신의 플레이에는 승패를 떠난 감동이 있다. "마지막 한포인트 대결에서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스스로의 말대로 매경기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강희찬 여자대표팀 전담 감독이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무서울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올시즌 김경아는 상승세다. 올림픽을 앞두고 기존의 수비 탁구에 강력한 공격 옵션을 가미했다. "내 탁구의 컨셉트를 완전히 새로 짰다"고 했다. 물샐틈 없는 수비에선 그녀를 따라올 자가 없었다. 약점으로 지적돼온 공격을 끌어올렸다. 박자를 빼앗는 공격을 수비 사이사이 가미했다. "커트를 하다 드라이브를 하는 건 세계적인 추세다. 수비가 살아남으려면 그걸 해야 한다"고 했다. '깎신'의 변화구에 상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10년간 세상에 알려진 '김경아 탁구'를 고집하지 않았다. 서른다섯살의 나이에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유연한 사고는 스마트한 변화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변화는 성공했다.
생애 세번째 올림픽 무대에 나선다. 2004년 아테네에서 단식 동메달, 2008년 베이징에서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탁구인생 마지막 올림픽이 될 2012년 런던에서 더 높은 곳을 꿈꾼다. "자신감은 그 어느때보다 충만하다. 마지막 올림픽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도록 노장의 힘,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당당한 각오를 밝혔다. "메달색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경기, 그 누구보다 재밌는 경기를 보여줄 자신은 있다"는 말이 든든했다.
김경아는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6월의 MVP로 선정됐다. MVP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을 받는다. "선수생활하면서 참 받고 싶었던 상인데 드디어 말년에 받게 됐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좋은 선물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