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기록 앞서는 쑨양, 박태환 극복할 수 있는 3가지 비결

기사입력 2012-07-27 17:28


26일 오전(현지시간) '2012 런던올림픽' D-1를 앞두고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마린보이' 박태환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해외 언론들이 예상한 박태환(23·SK텔레콤)의 런던올림픽의 모습은 '2인자'이다. AP통신을 비롯해 캐나다 공영방송 CBC,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400m(29일 오전 3시 51분·이하 한국시각)에서 쑨양(21·중국)에 밀려 은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박사들도 외신들과 같은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영국의 베팅업체인 베트365는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 쑨양에 1.66배의 배당률을 책정했다. 배당이 낮을수록 금메달을 딸 확률이 크다. 박태환의 배당률은 2.37배다. 그나마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가 발간한 '프리뷰 매거진'은 박태환의 손을 들어줬다.

눈에 보이는 기록으로만 따져보면, 외신들의 예상이 이해된다. 쑨양이 박태환을 월등히 앞선다. 쑨양은 지난해 9월 중국추계선수권에서 자신의 400m 최고기록이자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했다. 3분40초29. 상승세는 계속됐다. 올해 4월 중국춘계선수권 겸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3분42초31을 기록했다. 올시즌 세계 1위의 기록이다.

반면 박태환의 최고기록은 3분41초53이다. 2010년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세웠다. 올시즌 최고기록은 5월 멜제이젝주니어인터내셔널 당시 3분44초22다. 쑨양에 이어 이번 시즌 2위의 기록이다. 그러나 0.01초 차이로 메달의 색깔이 바뀌는 수영에서 최고기록이나 올시즌 베스트 기록에서 모두 뒤지는 박태환은 쑨양을 이기기 힘들어 보인다.


박태환이 25일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훈련하던 중 옆 레인의 중국 쑨양이 박태환을 경계의 눈빛으로 보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쑨양의 성장 속도는 박태환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꾸준하게 정상을 지켜왔다. 지난 4년 간 쑨양은 도전자의 입장이었다. 특히 쑨양에게 박태환은 '우상'이었다. 쑨양이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년 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 박태환을 바라보는 시선은 고혹적이었다. 박태환도 "쑨양이 경기장에서 나를 여자보듯 본다"며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였다. 하지만 1년 사이 구도가 변했다. 쑨양은 더 이상 도전자가 아닌 라이벌의 자리까지 올라와 있다. 1m98의 81㎏의 탁월한 신체조건과 주 종목 1500m를 통해 갖춘 지구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쑨양은 400m 대결을 앞두고 "박태환은 내 우상"이라면서도 "박태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전보다 더 좋아졌다. 코치와 나 자신 모두 강해졌다"고 말했다. 목표는 박태환과 다소 차이가 있다. 박태환은 파울 비더만(26·독일)이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작성한 세계신기록(3분40초07) 경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쑨양은 박태환을 꺾는 것을 일차 목표로 삼고 있다.

자신감이 넘치는 쑨양의 모습에 박태환은 위축될까. 아니다. 그만의 노하우가 있기에 쑨양은 전혀 무섭지 않다. 첫째, 용수철 스타트와 잠영의 비약적인 발전이다. 박태환은 출발대에 서면 가장 먼저 입수하는 선수가 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부정출발 실격의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박태환표 용수철 스타트'는 타고난 순발력과 뛰어난 집중력 등 천부적 조건에다 혹독한 훈련의 산물이다. 가령, 턱걸이를 하다 불시에 박수를 치면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식의 훈련이다. 눈 감고 외발 들기 등의 평형성 운동 역시 스타트에 도움이 됐다. 마이클 볼 코치 역시 스타트가 몸에 익도록 스타트블록에서 뛰어내리는 연습을 일상화했다.


24일 오전(현지시간)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수영국가대표 박태환 선수가 런던 올림픽파크 내 아쿠아 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발전된 잠영 기량도 쑨양을 압도한다. 이젠 남부럽지 않은 돌핀킥을 찬다. 박태환은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3~4회(7.5m) 밖에 하지 못하던 돌핀킥을 5~6회(12m)까지 늘렸다. 잠영 길이만큼 중요했던 잠영 스피드도 눈에 띄게 향상된 모습이 영국 현장에서 목격되고 있다. 파워존 코어트레이닝으로 균형을 확실하게 잡는 동시에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하체힘을 강화시켜 돌핀킥의 스피드를 업그레이드시켰다. 쑨양은 스트로크와 신체조건 탁월하지만 잠영에 취약하다. 박태환은 350m 턴지점에서 경쟁자들과 비슷하거나 뒤처져 있을 경우 남은 체력을 잠영에 쏟아부어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나머지 50m에선 박태환을 능가할 자가 없다. 바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하체 뿐만 아니라 어깨 근육도 강화를 시켰다. 어깨 전면 삼각근 강화 운동과 회전근개 강화 운동을 통해 파워가 더 붙었다. 물을 밀고 나가는 힘이 더 좋아졌다. 근지력 뿐만 아니라 스피드도 빨라졌다. 지난 2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 자유형 1500m에선 14분47초38의 한국최고기록을 수립했다. 지난 6월 미국 산타클라라 국제그랑프리 800m에선 7분52초04초로 한국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마지막으로 박태환은 '강심장'이다. 수많은 국제대회를 거치면서 중압감을 떨쳐내는 법을 스스로 깨우쳤다. 또 '승부사' 기질도 가지고 있다. 박태환은 세계신기록 경신에 승부를 걸었다. '마의 40초 벽'을 깨는 것이 관건이다. "'세계신기록'을 세워야 월드클래스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가 남긴 명언이 실천에 옮겨질 때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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