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폴란드의 '외팔 탁구선수' 이야기

기사입력 2012-07-30 15:50


랠리 장면만 보면 일반 선수와 다를 바 없다. 호쾌한 드라이브와 경쾌한 발놀림까지 정상급 선수의 모습 그대로다.

그녀의 서브 차례다. 그녀는 라켓을 쥐지 않은 오른손 대신 오른팔 팔꿈치에 탁구공을 올려놓는다. 그녀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은 알게 될때는 서브를 넣을때 뿐이다. 공이 떠나 랠리가 시작되는 순간, 그녀는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난다. 인간승리의 주인공은 폴란드의 '외팔' 탁구선수인 나탈리아 파르티카(23·세계랭킹 68위)다.

파르티카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감동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파르티카는 2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액셀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탁구 여자 단식 예선에서 미에 스코프(덴마크)를 4대3으로 누르고 32강에 진출했다. 파르티카는 이날 스코프와의 첫 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밀리다가 6, 7세트를 잇달아 따내 4대3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첫번째 올림픽에서 보여준 극적인 승리는 그녀의 인생과 무척이나 닮았다.

파르티카는 선천적으로 오른쪽 팔꿈치 아래가 없이 태어났다. 우연하게 만난 탁구는 그녀의 인생을 바꿨다. 탁구 선수인 언니를 따라다니다 7세 때 처음 탁구 라켓을 잡았다. 그녀는 탁구장에서 행복했다. 해가 질때까지 탁구장에서 살았다. 열심히 한만큼 급격히 실력도 늘었다. 그녀는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에 11세의 나이로 처음 참가했다. 당시 최연소 출전 기록이었다.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과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장애 10등급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애인 무대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폴란드탁구협회는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고 기존 선수들과의 경쟁을 허용했다. 당당히 실력으로 대표팀에 입성했다.

파르티카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단체전 경기를 통해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 입성했다. 같은해에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참가한 선수는 남아공의 나탈리 드 투잇에 이어 두번째다. 파르티카는 만족하지 않았다. 새로운 꿈을 꾸었다. 올림픽 단식 출전이었다.

더 큰 목표를 세운 파르티카는 더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노력의 댓가는 바로 따라왔다. 4년 사이에 기량도 급성장하며 120~130위권이었던 세계 랭킹을 68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런던올림픽서 감격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냉정히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라면 누구나 그렇듯 목표는 금메달"이라며 "슈퍼스타가 되려면 지금보더 더 많은 걸 이뤄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녀의 꿈은 '최고의 탁구 선수가 되는 것'이다. 장애인, 비장애인의 구분은 없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물론 그녀를 바라보는 세간의 관심이 신경쓰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녀는 "많은 사람이 나에게 관심을 두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해야 할 일은 그 작은 공간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고 했다. 정답이었다.

올림픽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러한 도전 정신 때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