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김중수 전감독 "이용대 이것만 명심하자"

기사입력 2012-07-31 16:40


김중수 전 국가대표팀 감독(가운데)이 아들같은 제자 이용대와 정재성에게 남자복식 8강전을 앞두고 특별제언을 했다. 사진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출전 당시 김 전 감독이 성한국, 강경진 코치와 포즈를 취한 모습. 당시 성한국 수석코치는 현재 대표팀 감독이고, 강 코치도 성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베이징의 교훈을 명심하자."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24·삼성전기)의 부모님은 현재 영국 런던 현지에서 아들을 뜨겁게 응원하고 있다.

이용대의 고향 전남 화순에는 또다른 아버지가 있다. 비록 열전의 현장에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4년전 베이징올림픽의 추억을 떠올리며 친부모 이상으로 이용대의 파이팅을 간절하게 염원하고 있다.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이사(52·전 국가대표팀 감독)가 주인공이다. 김 이사는 이용대와 같은 고향 화순 토박이로 이용대가 어렸을 때부터 선수 이용대를 키워온 아버지같은 존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노골드'의 아픔을 겪은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 이사는 지난 2010년까지 두 차례 올림픽을 거치면서 2개의 금메달(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복식,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을 일군 '명장'이기도 하다.

지금은 화순에서 화순군민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는 그가 남자복식 8강에 진출한 이용대와 정재성(30·삼성전기)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김 이사는 먼저 4년전 베이징올림픽을 떠올렸다. 당시 이용대-정재성은 남자복식 첫경기부터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이 때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으라는 것이다.

김 이사는 "당시 정재성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금메달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실패를 하고 말았다"면서 "이제는 단판 승부인 만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동안 조별예선 경기를 관찰한 결과 기량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용대-정재성은 세계랭킹 1위에 걸맞게 우려할 것은 없다는 게 김 이사의 판단이다.

게다가 이용대-정재성은 매년 유럽투어 대회를 치러왔기 때문에 시차가 큰 런던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노하우도 충분해 별 걱정거리가 안된다고 한다.

남은 관건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김 이사는 현재 이용대-정재성의 심리상태가 최적이라고 보고 있다. 정재성은 이번 런던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허리 부상을 해 우려를 남겼지만 조별예선에서 완전히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일단 부상 걱정은 덜었다.

여기에 정재성은 군복무(상무)를 마쳤고, 지난해 결혼 등으로 개인적으로 안정을 이뤘기 때문에 베이징올림픽에서처럼 경기 외적인 일에 신경쓸 일도 없는 최적의 상태다.

김 이사는 "정재성이 자신의 주무기인 후위에서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절정감을 보이고 있다"면서 "심리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이용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김 이사가 국가대표팀 출국 전 이용대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당부한 핵심이기도 하다.

김 이사는 "이용대가 정재성을 선배라고 어려워하지 말고 단짝이자 친구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베이징올림픽에서 누나 이효정(31·삼성전기)과 함께 혼합복식 금메달을 수확한 경험이 있다.

'고기맛도 먹어 본 사람이 안다'고, 아무래도 큰 대회 금메달 경험이 있는 이용대가 선배와의 복식조에서 리더로서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정재성은 정작 올림픽에서는 기분좋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자칫 긴장할 수 있다. 그래서 이용대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용대를 향한 따끔한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이용대가 하정은(대교눈높이)과의 혼합복식에서 예선 탈락한 아쉬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으라는 것이다.

"이미 실패한 혼합복식을 자꾸 의식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체력안배 차원에서 볼 때 남자복식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한다"는 게 김 이사의 조언이다.

김 이사는 "혼합복식 조별예선에서 이용대는 체력안배를 의식한 듯 살짝 풀어진 플레이를 하는 게 목격됐다"면서 "8강전부터는 모 아니면 도의 승부인 만큼 매순간 죽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매년 전영오픈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국 배드민턴은 전통적으로 영국에서 경기할 때 홈경기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이번에도 이용대-정재성에게 영국은 약속의 땅이 될 것이다."

김 이사는 자식같은 옛 제자들의 성공을 굳게 믿고 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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