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배 선수와 좋은 관계이며 곧 결혼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연애 때문에 성적이 떨어졌다는 말은 듣기 싫었다. 함께 열심히 훈련했다. 올림픽대표팀 선발은 피말리는 경쟁의 연속이다. 함께 훈련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오진혁과 기보배는 무난히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오진혁과 기보배의 밀애는 조금씩 새어나갔다. 둘은 선배들과 달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결혼에 골인한 박경모-박성현 커플은 룸메이트들마저 모를 정도로 비밀연애를 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교제 사실을 당당하게 알렸다. 이미 양궁인들 사이에서는 둘의 열애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었다. 취재진들도 둘의 사이를 눈치채기 시작했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들은 "금메달을 걸어주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등의 질문을 하며 답을 유도했다. 오진혁은 멈칫하더니 "부모님이다"고만 했다. 코칭스태프들에게도 "오진혁의 나이도 꽉 찼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클텐데"나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어서 금메달을 딴 것 같다. 원동력이 누구냐"등의 유도질문이 쏟아졌다. 코칭스태프들 역시 짐짓 모른체였다.
기자회견장이었다. 경기력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은메달과 동메달리스트들의 질문과 답이 이어졌다. 마지막 질문만이 남았다. 때마침 열애 기사가 떴다. 더 이상의 눈치싸움은 무의미했다. 정면돌파를 감행했다. 직접 물었다.
오진혁은 눈을 질끔 감더니 거침없이 대답했다. 명확했다. 남자다웠다.
"기보배와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혼 계획은 아직 없어요. 차차 한국에 돌아가서 이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이 되면 결혼 계획을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취재진과의 치열한 눈치 싸움의 결말이었다.
런던=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