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한-일 남자유도, 런던에서 희비 엇갈린 이유

기사입력 2012-08-05 19:54


김재범 선수가 31일 런던 엑셀 경기장에서 열린 유도 81kg이하급 결승전에서 독일의 비숍선수를 꺽고 기도하고 있다.
20120731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b

일본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유도 종주국다웠다. 1964년 도쿄올림픽부터 유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금메달 35개(은메달 15개, 동메달 15개)를 쓸어 담았다. 4년 전에는 남자가 3개, 여자가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유도 최강국의 면모를 뽐냈다. 일본은 올림픽에 불참한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과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을 제외하면 모든 대회마다 남자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다.

그러나 런던은 일본 남자 유도에게 '치욕의 땅'이 됐다. 화려했던 과거는 없었다. 사상 처음으로 '노골드'로 대회를 마치며 최강국의 체면을 확실하게 구겼다. 여자 유도가 금메달 1개(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냈지만 남자의 경우 7체급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따는데 그쳤다. 이 중에는 남자 60㎏이하급의 에비누마 마사시가 '판정번복'의 이점을 안고 따낸 동메달도 포함돼 있다. 당초 6~7개의 금메달을 따낸다는 목표치는 바람에 지나지 않았다.

유도 종주국 일본과 한국은 런던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유도에서 금메달 2개를 목표로 삼았던 한국은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초반 남자 60㎏급의 조준호(한국마사회)가 '판정번복'의 아픔을 딛고 동메달을 따낸데 이어 김재범(한국마사회·81㎏급)과 송대남(남양주시청·90㎏급)이 투혼의 금빛메치기에 성공하며 온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한국 유도는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이후 16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뒀다.


1일(현지시간) 엑셀 런던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90㎏급 8강전에서 송대남은 일본의 마사시 니시야마와 나란히 절반 1개씩을 주고받았으나 유효 1개를 더 얻어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안착했다.
20120801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i

29일 오후(현지시간)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유도 남자 66㎏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조준호가 함께 동메달을 확정된 에비누마 마사시(사진왼쪽·일본)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런던올림픽공동취재단
일본 유도의 '침몰'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일본 복수의 언론들은 '국제적인 흐름에 맞춘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고 인재 부족으로 몰락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런던올림픽은 유도의 바뀐 규정이 처음으로 적용된 올림픽대회였다. 효과-유효-절반-한판으로 이뤄진 점수 규정에서 효과가 사라졌다. 손으로 하체(벨트 아래)를 공격하거나 태클하는 것이 이번 올림픽부터 금지됐다. 결과적으로 힘을 앞세우고 효과적으로 포인트를 쌓아 판정승을 이끌어내는 것이 세계 유도의 흐름이 됐다. 그러나 전통에 집착해 시원한 한판승과 기술을 앞세운 아름다운 유도를 추구하는 일본 유도는 변화에 둔감했다. 힘 앞에 무너진 일본의 기술 유도가 런던에서 설 자리를 잃게된 셈이다. 또 힘든 선수 생활을 기피하다보니 유망주는 눈에 띄게 줄어 들었고 젊은 선수들의 승부 근성도 부족해졌다. 세대교체의 실패다. 일본유도연맹의 요시무라 가즈오 강화위원장은 "모든 것은 나의 책임"이라며 사퇴의사를 밝히는 한편 "일본 유도는 정신적인 부분을 확실히 강화해야 한다"며 날선 비판을 남겼다.

반면 한국은 2009년부터 정 훈 남자대표팀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며 세계화 흐름에 발맞춰 런던올림픽을 착실하게 준비했다. 체력과 기술을 동시에 구사하기위한 '지옥 훈련'은 선수들조차 견디기 힘들었을 정도다. 대회 전 정 감독은 "예전 대회보다 30~40% 훈련량이 많았다. 시키면서도 이 훈련을 다 해낼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모두 해냈다. 한계를 초월했다. 남자 유도는 7체급이 모두 금메달 후보다"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완벽하게 짜여진 훈련 프로그램은 선수들에게 날개까지 달아줬다. 최근 유도 강국으로 급부상중인 유럽에서 꾸준히 해외 전지훈련을 겸한 대회에 출전하며 다양한 선수들을 테스트했다. 한 체급당 2~3명이 한 장의 올림픽행 티켓을 따내기위한 '무한 경쟁'이 이어졌다, 자체 경쟁력을 높였다. 결국 준비과정과 선수들의 정신력 차이에서 한국과 일본의 희비가 엇갈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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