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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의 신' 양학선(20·한체대)은 2012년 런던올림픽 최고의 핫스타다. 비닐하우스에서 새우잠을 자며 고래꿈을 이룬 1m59의 '작은 거인', 보기 드문 이 기특한 젊은이에게 대한민국은 뜨겁게 열광했다. 각계의 후원이 봇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귀국을 하루 앞둔 9일, 올림픽파크 선수촌 인근 쇼핑몰에서 양학선을 만났다. '아파트 선물' '5억 후원' 등 이런 저런 뉴스들이 남의 일인양 실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금메달 이후 자주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본다고 했다. 함께 스마트폰으로 '양학선'의 이름 석자를 치니 '너구리' '비닐하우스' '아파트' '5억' 등 10여개의 검색어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핫한 '연관검색어'를 주제 삼아 '솔직화끈' 양학선의 진심 토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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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Says=저는 부모님이 창피하지도, 가난이 창피하지도 않아요. 그러니 숨길 필요도 없고, 떳떳하고요. 근데 비닐하우스가 화제가 된 후 '가난을 이용해서 돈벌이 하면 안된다'는 말을 들었어요. 저는 솔직히 가난을 이용해서 어떻게 해볼 생각이 절대 없거든요. 오늘 펜싱의 남현희 누나랑 이 이야기를 했는데 "설령 가난을 이용해서 뭘 하려고 했다 한들, 금메달 따기가 어디 쉬운 일이냐"면서 위로해주더라고요. 그런 생각 절대 안했었고요. 어쩌겠어요. 반대로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집안이 부끄러워서 숨겼냐"는 식의 안좋은 말도 나왔겠죠.
검색어 Why=양학선 어머니 기숙향씨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집에 오면 너구리 끓여줄까"라고 말한 이튿날, 너구리 라면 생산업체인 농심에서 양학선의 집에 제품 100박스를 배달, '평생 협찬'을 약속했다.
양 Says= 최고 놀랐던 게 '너구리'라니까요. 인터뷰에서 한마디 했을 뿐인데 확실히 올림픽 금메달은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죠.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100박스는 어마어마한 분량이고 사진으로 봤는데 끝이 안보이더라고요. 광주체고 기숙사 때부터 입맛 없으면 혼자 라면 3개씩 끓여먹고 그랬거든요. 운동량이 많으니 라면 2~3개는 거뜬히 먹죠. 낚시터에서 먹는 라면도 진짜 맛있어요.(양학선의 취미는 낚시다. 찌를 노려보다가 단번에 끌어올리는 것이 도마의 집중력에도 도움이 된단다. ) 한번 끓이면 배터지도록 먹죠. 2개 이상 끓일 때는 물 양을 맞추기가 어려워요. 물 끓인 후에 라면을 넣고 컵으로 물을 빼요.(웃음)
[5억, 아파트]
검색어 Why=금메달리스트 양학선의 어려운 사정이 알려진 직후 SM그룹이 광주의 2억원 상당 아파트를, LG그룹이 5억원 후원을 약속했다.
양 Says=구본무 LG회장님이 5억원을 주신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최영신 코치님이 오늘 아침에 인터넷 보시고 "학선아 축하한다" 하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한 일이긴 한데, 5억원이란 돈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노력은 다른 선수도 많이 했는데, 아쉽게 메달 못딴 선수들한테도 미안하고, 부담도 되고… 내가 이걸 받아도 되나… 갈등을 느끼고 그렇죠. 아파트도 그렇고요. 부모님과 잘 상의해야 할 것같아요. 여기선 매일 똑같은 일상이라 아직 실감이 잘 안나요. 한국 가봐야 실감이 날 것 같아요. 운동에만 전념하라는 뜻으로 생각하려고요. 그동안도 운동에만 전념했지만, 주위의 관심에 보답하는 길은 계속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거겠죠.
[양2]
검색어 Why=양학선은 세상에 없는 난도 7.4의 신기술 'YANGHAKSEON(양학선)'에서 180도를 추가한 신기술을 준비할 생각이다.
양 Says='양학선' 신기술 만들 때 에피소드가 있어요. '양학선'은 '여2'의 2바퀴반에서 반바퀴를 더 틀잖아요. 원래는 한바퀴 더 트는 걸 연습했어요. 어느날 손을 짚고 파워가 부족한 상태에서 3바퀴반을 비틀다가 발목을 다쳤어요. 작년 도쿄세계선수권 직전이라 테이핑하고 180도만 더 틀게 된 거예요. 올림픽을 앞두고 기술을 바꾸면 위험하니까, 일단 그대로 간 거고요. 체조 룰 바뀌는 걸 보고 틀기 뿐 아니라 두바퀴 감아 비틀기 등 신기술도 개발해 보려고요. 틀면서 감는 기술은 아직 없거든요. 매일 똑같은 기술만 뛰면 만족감이 떨어져요. 하다 보면 더 할 수 있다는 느낌도 받고요. 저는 그래서 도마가 재밌어요. 구름판 앞에 설 때 기분이 좋고요. 중고등학교 때 오상봉 감독님도 언제나 도마 차례가 오면 "네 거 왔다. 잘할 수 있어, 네 거에만 집중해" 그러셨죠. 중고등학교 때 하루 3~4시간씩 죽어라 도마만 뛰었죠. 어렸을 때 많이 뛴 게 지금 와서 도움이 되는 것같아요.
[토마 부엘]
검색어 Why=양학선 이전 세계를 제패했던 프랑스 '도마의 신'. 훈련중 정강이 골절상으로 인해 런던올림픽에 나서지 못한 양학선의 라이벌. 양학선은 "네가 하는 기술, 나도 할 줄 안다"며 당당히 맞서 코리아컵고양국제체조대회, 도쿄세계선수권에서 2차례 부엘을 꺾고 우승했다. .
양 Says=남자 단체전 직후 지팡이를 짚고 있는 토마 부엘을 만났어요. 먼저 와서 웃으며 인사하고, 같이 사진을 찍는데 손가락으로 저를 가리키더라고요. 불어니까 말은 안통했지만 저 혼자 해석했죠. '부엘이 저 금메달 딴대요'라고. 같은 선수로서 부상 당한 걸 보니 안쓰럽더라고요. 이번 대회 부엘이 나왔으면 더 긴장했을 거예요. 다시 만나면 그때는 진검승부해야죠. 지면 안돼요.(2번 이겼다는 말에)1번 이겼죠. 세계선수권같은 큰 대회에서 이겨야 이겼다고 하죠. 고양대회는 부엘에겐 낯선 땅이고, 저는 홈그라운드였으니까.(웃음)
[첫 올림픽]
검색어 Why=런던올림픽은 양학선의 생애 첫 올림픽이다.
양 Says=첫 올림픽은 한마디로 '하늘이 내게 주신 기회'죠. 첫 올림픽에서 첫 메달의 영광을 준 것에 감사하고요. '그랜드슬램'(광저우아시안게임, 도쿄세계선수권,런던올림픽)을 이루게 돼 기쁘죠. 사실 막판까지 '감'을 못찾았어요. 경기 당일 포디움 리허설에서 '양학선'을 한번도 성공 못했고, '스카라트리플'도 뒤로 옆으로 다 엎어졌거든요. 런던에 온 이후 "이렇게 해서 내가 올림픽을 뛸 수 있을까" 형들에게 고민상담도 많이 했어요. 최영신 코치님이 딱 한마디 해주셨죠. "이번이 아니면 또 4년을 더 기다려야 되는데 그럴 수 있겠냐." 그 말이 가장 가슴에 파고들었죠. 실전에 강했던 것 같아요. (옆에 앉은 최영신 코치를 바라보며)최 코치님이랑 같이 나가면 잘 뛰어요. 2010년, 모스크바월드컵에서 국제대회 첫 메달(2위)을 딸 때도 최 코치님이 같이 가셨고, 광저우, 도쿄, 런던까지… 감사하죠.
[형]
검색어 Why=양학선 어머니가 아들을 응원하며 부른 노라조의 '형' 동영상이 뜨거운 화제가 됐다. 직접 찍으면서도 눈물을 쏟았던 감동 동영상이다. 양학선은 두살 터울 형 학진씨(22)와의 우애도 각별하다.
양 Says=형이 고양시에서 직업군인(하사)으로 있거든요. 면회 갔다가 노래방 같이 갔는데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가사를 들어보니 너무 좋은 거예요. 엄마께도 들려드렸더니 너무 좋다고 해서 휴대폰에 다운받아드렸어요. 매일 들으셨대요. 저는 경기 전에도 늘 음악 들어요. 기분 좋을 땐 발라드, 안좋을 땐 클럽음악. 런던에서도 노라조의 '형' 자주 들었고요. 플라워의 '애정표현'도 좋고, 싸이의 '강남스타일'…. 몸 안좋을 때 진~짜 많이 들었어요. (노라조가 콘서트에 초대했다는 말에)와, 진짜요? 에이, 가봐야 아는 거죠. 근데 올림픽 끝났다고 너무 쉬면 안돼요. 몸 만들기 힘들어요. 다음 경기 준비 해야죠. 근데 '형'이랑 같은 멜로디에 가사만 바꾼 '변비'라는 노래도 있는데 아세요? 똑같은 멜로디인데 '확' 깨요. 형이 '형' 불러주길래 저는 '변비' 불러줬죠.(웃음)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