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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 선수는 언제 청룡장을 받을 수 있나요? 계산 좀 해주세요."
'사라예보의 기적'을 일군 탁구 영웅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 열기는 전에 없이 뜨거웠다. 양학선 장미란 박성현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을 비롯해 체조대표팀, 양궁대표팀 등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던 태릉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침묵했던 스포츠인들이 꾹 눌러왔던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박 박사의 발제에 대한 현장의 반발은 거셌다. 장 감독은 "서훈 대상이 많으니 줄이자고 하는데, 세계 5위에 들다보니 서훈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서훈자의 나이가 적다고 하는데, 운동선수가 젊지 늙어서 받는 사람이 어딨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올림픽 금메달 포인트가 500점이다. 새로운 청룡장 기준인 1500점을 채우려면 12년동안 올림픽 금메달 3개를 따야 훈장을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은 하루에 4만원 받으며, 1년 365일 자신과 국가의 명예를 위해 뛴다. 결국 사기의 문제다.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도 모자랄 판에 서훈기준을 높인다니 어안이 벙벙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올림픽 체조 동메달리스트 출신의 학자 박종훈 관동대 교수 역시 강한 어조로 반대 의견을 내놨다. "런던올림픽 직전 모선수의 말처럼 태릉의 선수들은 죽기살기가 아니라 죽기로 운동한다. 이들에게 더 큰 보상을 해줄 생각은 하지 않고 공을 깎아내리려 하는 정책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2등급 은관훈장을 받았다. 4년에 한번 있는 올림픽에서 양학선이 체조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따냈다. 그 금메달의 노력과 감동이 황금사자상보다 못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 1976년 첫 청룡장을 수상했던 양정모 선수의 금메달이 2012년 양학선의 메달과 색깔이 다르냐. 노력의 차이가 있는가. 올림픽(500점), 세계선수권(200점), 아시안게임(150점)에서 금메달을 딴 양학선 선수는 현재 포인트로 3등급 거상장밖에 받지 못한다.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해서 올림픽의 의미와 금메달의 가치가 퇴색된 것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희소성' 논란에 대해서도 쐐기를 박았다. "2011년 교원 6274명, 공무원 3270명이 훈장을 받았다. 왜 체육인들의 피땀어린 훈장에만 희소성의 기준을 적용하는지 모르겠다. 형평성, 공정성의 원칙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말미에 바르셀로나 여자유도 금메달리스트이자 현 여자유도 대표팀 코치인 김미정이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나는 여자유도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청룡장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 개정될 기준으로는 대상자가 될 수 없다"고 전제했다. "올림픽 전에는 메달만 따면 다 좋아질 것처럼, 늘 뭐든 다해줄 것처럼 한다. 끝나면 달라진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직후 1993년 연금 개정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금메달 13개 세계 5위, 좋은 성적이 나면 되레 깎으려는 것 같다. 지금도 태릉에 있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연금문제만 이야기하면 화를 낸다. 다 분하고 원통해 한다. '니네들 돈 때문에 운동했냐'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무시하며 넘어가는 것에 우리는 분노한다. 훈장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희소성을 말하는데, 올림픽 금메달은 4년에 한번, 10명 이내다. 누가 그 가치를 함부로 평가하고 희소성을 논하는지 알 수 없다. 내가 청룡장을 받은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훈장, 집에만 걸어놓으면 뭐하냐고 하는데, 내겐 선수로서 최소한의 명예이자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배' 김미정의 논리정연한 말에 객석에 앉은 선수들이 박수로 호응했다. 뜨겁게 공감했다. 3시간여의 토론회 내내 선수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조용히 운동에만 몰입하며, 순응했던 선수들이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냈다.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속이 시원하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