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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피아니스트' 김민수군(15)은 네 살 때 발달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올해 만 15세가 됐지만, 발달 수준은 2~3세에 멈춰있다. 시계를 볼 줄 모른다. 혼자선 집 앞에 가까운 편의점을 가기도 힘들다. 김군의 일과는 학교를 다녀온 뒤 멍하니 앉아있는 것이었다. 운동을 싫어하는 김군의 유일한 습관은 '손톱 물어뜯기'다. 손톱이 절반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물어뜯는다. 치료가 필요했다. 2년 전,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김군이 다니던 교회의 반주자가 피아노 치기를 권유했다. 당시 김군은 음표를 뗐다. 모친은 김군의 유일한 관심사가 된 피아노를 치료의 도구로 활용했다. 곧바로 동대문구 답십리 근처의 피아노 학원을 등록하기도 했다. 이 학원은 음대 입시생 학원이었다. 수준이 높은 곳이었다. 사실 큰 기대는 가지지 않았다. '젓가락행진곡'만 쳐도 김군에게는 엄청난 발전이었다. 그러나 김군의 피아노 학습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일반인보다 훨씬 빠르게 피아노 능력을 습득했다. 학원에서 내준 4~5시간의 숙제는 김군이 맛볼 수 있는 유일한 행복이었다. 이렇게 김군이 만면에 웃음꽃을 피우면서 한 가지 일에 집중한 적이 없었다. 피아노는 자연스럽게 '힐링'의 수단이 됐다. 모친 김씨는 "손끝을 움직이는 것이 뇌 활동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얘기가 있더라. 민수가 피아노로 인해 이렇게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지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군은 피아노를 배운지 2년 만에 대학원생이 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인상적인 것은 모친 김씨의 다독거림이었다. 김군이 피아노를 칠 때 모친 김씨는 옆에 앉아 김군의 등을 토닥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씨는 "내가 등을 두들겨주는 것은 두 가지 이유다. 박자를 맞춰주는 것도 있지만, 민수가 혼자 흥에 겨워 빨리 연주를 하게 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수에게 피아노는 생명이다. 처음에는 무의미한 존재였지만, 이젠 행복한 연주를 통해 감동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