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체육대상]진종오, 그는 역시 최고의 선수였다

기사입력 2013-01-31 17:48


31일 오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제18회 코카-콜라 체육대상'이 열렸다. 2012년 런던올림픽 승리의 주역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코카-콜라 체육대상'은 1995년부터 한국 코카-콜라가 아마추어 스포츠 육성 및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우수 선수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가장 오래된 아마추어 스포츠 시상식이다. 시상식에서 진종오가 우수장애인선수상을 받은 사격 박세균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1.31.

기분이 상할 수도 있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2관왕이었다. 더구나 올림픽 2연패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까지 3개 대회에서만 따낸 메달만 5개(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였다. 위대한 업적을 일군 그는 대한민국 아마추어 스포츠의 대표 얼굴인 진종오(34·KT)다.

스포츠조선 코카콜라체육대상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김재범(유도)에게 최우수선수상 타이틀을 내주었다. 김재범은 그랜드슬램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의미에서 밀렸다. 대신 우수선수상을 탔다.

아쉬움이 클 법도 했지만 진종오는 달랐다. 대선수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김재범에게 축하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우수상을 탔을 때의 수상 소감도 큰 형다웠다. 자신을 빛내기보다는 어린 선수들을 위한 조언을 했다. 진종오는 "어떤 선수든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좋은 성과를 안게 될 것"이라면서 어린 선수들을 격려했다.

진종오의 인간적이면서도 대인배의 면모는 우수 장애인선수상 시상에서도 돋보였다. 런던패럴림픽 사격 남자 권총 50m와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휩쓴 박세균(42)에게 상이 돌아갔다. 무대에 오른 박세균은 평소 진종오를 멘토로 삼고 있었다. 박세균은 "사격을 시작하면서 진종오를 멘토로 생각했다. 핸드폰에 진종오가 사격하는 모습을 담아두고 있다. 마음이 흐뜨러질 때 진종오의 사격 자세를 보면서 마음을 다스린다"고 했다. 감동을 받은 진종오는 무대 위로 직접 올라가 자신의 멘티를 격려했다.

감격한 박세균은 진종오에게 '어려운 부탁'을 하나 했다. 진종오는 평소 훈련 과정에서의 노하우를 노트에 적어두었다. 아직까지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다. 박세균은 진종오의 '비밀노트'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매몰차게 거절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고심하던 진종오는 "은퇴 후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격장에서 자주 뵙는다. 앞으로도 만나면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진종오는 직접 박세균의 휠체어를 밀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같은 테이블 바로 옆자리에 앉아 행사 내내 대화를 나누었다.

역시 세계 사격을 지배한 최고의 선수, 진종오였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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