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포츠계 '멘토 선배'와 '멘티 후배'가 함께한 훈훈한 시상식이었다. 올림픽 영웅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82)이 아끼는 선수 장미란의 공로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코카콜라체육대상 초대 공로상 수상자인 김 부위원장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은퇴 기자회견에서 IOC선수위원 도전의 뜻을 밝힌 '기특한 후배' 장미란의 어깨를 두드리며 앞날을 축복하고 격려했다. 해외출장으로 30일 오후 늦게 귀국한 김 부위원장은 바쁜 일정속에서도 런던올림픽에서 선전한 태극전사들의 시상식 일정을 꼼꼼히 챙기는 열정을 보여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메달리스트 심권호(41·LH위례사업본부장), 김영호(42·로러스펜싱클럽 감독), 강초현(31)은 시상자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시드니 동기'들은 보자마자 서로의 볼을 꼬집으며 반색했다. 오랜만의 만남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모처럼 '수다 삼매경'을 이어갔다.
첫번째 신인상 수상 순서, 심권호가 런던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 금메달리스트 김현우 시상자로 나섰다. 시퍼렇게 부어오른 눈으로 8년만에 레슬링 금맥을 다시 캔 애제자의 쾌거를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했다. 김현우 역시 감격어린 수상소감으로 화답했다. "제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심권호 코치님이셨다. 코치님께 신인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앞으로 우수상, 최우수상도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이어진 여자신인상 김장미의 수상 땐 '깜짝스타' 강초현이 등장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깜짝 은메달을 명중시키며 원조 미녀 스포츠스타로 뜨거운 스타덤을 누렸다. 30대에도 여전한 동안미모를 과시했다. 선수로서의 재기도 준비중이다. 제7회 신인상 수상자 강초현이 18회 시상식에서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가는 후배를 위해 다시 무대에 올랐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갑순 이후 20년만에 여자사격 금메달을 명중시킨 '스무살 강심장' 후배 김장미를 환한 미소로 축하했다.
남자 우수단체상 시상식 땐 '훈남' 선후배가 무대를 가득 채웠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남자펜싱 최초로 금메달을 딴 김영호 감독이 '훈남검객' 남자사브르 대표팀(원우영 김정환 오은석 구본길)의 시상자로 나섰다. 제7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던 '펜싱영웅'이다. 12년 후 런던에서 남자펜싱 사상 두번째 금메달, 한국 올림픽 사상 100번째 금메달을 을 목에 건 걸출한 후배들에게 상패와 상금을 건네며 활짝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