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대통령 시대, 스포츠에서는?

최종수정 2013-02-27 13:40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미디어 데이가 30일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렸다. 2011시즌 여자배구 GS칼텍스 조혜정 감독
청담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8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KDB생명 이옥자 감독이 새로운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소동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10.8

2013년 2월 25일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의 여자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18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였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역사가 우리보다 더 깊은 미국에서도 아직 여성 대통령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을 만큼 대통령의 자리에 여성이 자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리더십에 대한 많은 연구와 경험이 필요한 스포츠에서는 과연 여성 리더십은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을까.

대한민국 프로스포츠에서 현재까지 배출된 여성 감독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여자 프로배구 GS 칼텍스 감독을 지낸 조혜정 감독과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 KDB 생명의 감독을 맡다가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옥자 감독 두 명이다.

조혜정 감독과 이옥자 감독 모두 현역시절 빼어난 활약으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스타 출신들이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단 한 시즌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비운을 맞이해야만 했다. 물론 남자 지도자들 중에서도 현역 스타 출신들 중에 지도자로서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고 물러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다만 조혜정 감독과 이옥자 감독 모두 각각 여자배구와 여자농구에서 사상 최초의 여자감독이라는 점에서 다른 초보 감독들보다 더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아온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여자 감독들에게서 주변에서는 무언가 다른 차별화된 리더십을 기대했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조혜정 감독과 이옥자 감독이 자리를 잡지 못한 이유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첫 번째로는 선수들의 적응 여부이다. 아무리 여자선수들이라 할지라도 학창 시절부터 운동을 할때 남자 선수들 못지 않은 강도높은 훈련을 받아왔고 거의 99%에 가까운 선수들이 남성 지도자에게서 훈련을 받고 강력한 리더십에 적응되어 왔다. 남자 선수들 못지 않은 훈련을 견딘 선수들이만큼 내적으로는 여성성 못지 않은 남성성이 자리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아무리 본인이 자신의 몸을 챙겨야 하는 프로 선수들이라 할지라도 오랜 기간 몸과 마음에 박혀있던 훈련 습관이나 마인드를 걷어내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섬세하고 배려심 깊은 여성 지도자들이 과연 남성성에 가까운 여자 선수들에게 통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조혜정 감독과 이옥자 감독 모두 본인들의 선수 시절에도 남성 리더십만 접해왔기 때문에 본인들만의 특화된 리더십을 만들기란 여러모로 무리가 따랐을 것이다.

그래서 여자 프로 스포츠에서 때로는 오빠처럼 친근하고 섬세한 리더십으로 다가가는 감독들의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도 있다. 카리스마로 무장된 강한 리더십에 지쳐있는 선수들에게 남성 지도자의 역발상 리더십이 더 큰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조혜정 감독이나 이옥자 감독 모두 현역을 은퇴한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른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20대 초,중반의 어린 선수들과 코드를 맞추기엔 무리가 따르지 않았나 싶다. 조혜정 감독과 이옥자 감독이 현역선수로 활약하던 시절과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이나 선수들의 의식이 변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물론 두 감독 모두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처럼 선수들의 의식을 꿰뚫고 다룰 수 있는 인사이트를 가지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다.


만약 선수들과 코치생활이라도 같이 경험했다면 훨씬 선수들을 이해하고 지도하기에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다.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에서 우리은행 돌풍을 일으킨 전주원 코치는 현역에서 은퇴한지 얼마 안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카리스마 넘치는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팀의 물밑에서 선수들을 헤아리는 섬세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조혜정 감독과 이옥자 감독의 중도하차를 두고 프로스포츠에서 여성 리더십이 통용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두 명의 여성감독들에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오랜 기간의 현역생활 공백과 부족한 시간이지 않았을까 싶다. 분명히 여성 프로스포츠에서 섬세한 여성 리더십이 자리할 부분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구단에서 여성 지도자 육성에 대한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가 그리고 선수나 여성 지도자들이 자신의 커리어에 얼마나 더 큰 비전과 열정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향후 여성 리더십의 향방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된다.<양형진 객원기자, 나루세의 不老句(http://blog.naver.com/yhjmania)>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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