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가 1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캐나다로 출국했다.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결전지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으로 떠난다. 김연아의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은 2011년 모스크바 대회 이후 2년 만이다.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번 대회에는 아사다 마오(일본)와 애슐리 와그너(미국),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등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결전을 펼친다. 출국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연아.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3.10
출사표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심경, 동기는 물론이고 목표도 담아놓는다. 출사표를 읽으면 그 사람의 마음가짐을 알 수 있다.
'피겨퀸' 김연아가 2013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캐나다 런던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10일 출국했다. 김연아는 현지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서 11일부터 곧바로 적응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연아는 14일 오후 11시30분 '뱀파이어의 키스'에 맞춘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17일 오전 8시에는 프리스케이팅 부문에서 '레미제라블' 연기를 펼친다.
김연아의 메이저대회 출전은 2011년 4월 모스크바 대회 이후 약 2년 만이다. 모스크바 대회를 마친 김연아는 1년 8개월간 빙판을 떠나 있었다. 여대생으로, 그리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작년말 김연아는 20개월만에 빙판으로 돌아왔다. 화려한 복귀였다. NRW 트로피에서 201.6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1월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210.77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김연아가 던진 출사표는 2년전과는 닮은 듯 하면서도 달랐다. 시간이 지난만큼 더욱 성숙해진 느낌이 있었다. 출국전 인터뷰에서 밝힌 김연아의 예년과 똑같은 점, 달라진 점 그리고 특이한 점을 살펴봤다.
아사다는 없다
김연아를 얘기할 때 언제나 따라오는 선수가 하나 있다. 아사다 마오(일본)다. 뗄 수 없는 일생의 라이벌이다. 큰 대회에 나설 때마다 김연아에게는 아사다와의 경쟁을 묻는 질문이 쏟아진다. 2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김연아의 대응은 언제나 똑같다. 아사다와의 경쟁보다는 자기 자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년전 김연아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고 한다. 내가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한층 더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아는 "복귀할 때 특정 선수와의 대결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연아는 "오히려 주변에서 비교를 한다. 부담을 느낀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연아는 "언제나 그렇듯 아사다도 나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면서 같은 대답을 했다.
자신감보다는 신중함
2년전 달라진 것은 자신감이었다. 모스크바로 떠나기 전 김연아는 자신감이 넘쳤다. 당시에도 오랜만에 가지는 경기였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과 이어 열린 토리노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년만에 나서는 국제 경기였다. 김연아는 "올림픽 당시와 컨디션에서 큰 차이는 없다. 올림픽이 끝나고 공백을 걱정했지만 괜한 것이었다.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김연아는 달라졌다. 김연아는 "누구나 그렇듯 경기 당일 컨디션이나 심리 상태에 따라서 실수할 수도 있는 법이다. 이 때문에 나도 자신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밴쿠버 올림픽 당시 나와 지금의 나는 비교할 수도 없다"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다"고 했다. 자신감 부족은 아니었다. 다만 더욱 더 신중해진 김연아였다.
후배를 위해 뛴다
김연아가 던진 이번 출사표에는 특이한 한 가지가 있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에 대한 언급이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내가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올림픽 진출권이 늘어난다. 목표는 최소 2장이다. 나 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출전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ISU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이나 준우승을 차지한 선수의 국가에 3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한다. 3~10위에 들면 2장, 11~24위에 오른 선수의 국가에는 1장만 준다. 지난해 7월 복귀하면서도 김연아는 "후배들과 함께 올림픽에 나서고 싶다"고 한 바 있다. 현역 생활 마지막 대회인 소치올림픽에서 맏언니로서 의무를 다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인천공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