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m의 레전드' 박태환(24·단국대 대학원)이 삼성전자 휴대폰 모델로 발탁됐다. '수영영웅'을 향한 기업들의 '솔선수범'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의 뜨거운 분노가 얼어붙은 기업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삼성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올림픽 챔피언'에 대한 홀대가 이슈화된 지 불과 사흘만이다. 지난 24일 대한수영연맹의 포상금 미지급, 자비 해외전지훈련, 홈쇼핑 출연 등이 외신을 탄 이후 한국 수영의 전무후무한 자산을 외면하는 연맹, 기업에 대한 국민적인 비난과 원망이 빗발쳤다. 런던올림픽 은메달(자유형 200-400m) 이후 외로이 물살을 갈라온 박태환의 어깨에 힘을 실어줄 소식들이 봄바람처럼 불어오고 있다.
27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박태환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광고 모델 계약을 맺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명예회장은 박태환과 각별하다. 박태환이 3관왕에 오르며 '마린보이'의 부활을 세계에 알린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m 종목 시상식에 직접 시상자로 나섰다. 지난해 7월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 실격 번복 파문 당시 현장에선 IOC위원이자 올림픽 패밀리로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실격 번복 직후 당일 저녁 펼쳐진 결승전에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온가족들이 함께 관중석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특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10년 국가대표' 기간중 가장 외롭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박태환의 아픔이 언론을 통해 재조명된 직후 모델 계약이 전격 성사됐다. 'CF의 대세'로 통하는 휴대폰 모델로 발탁했다.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서 '세계 1등 선수'의 자존심을 확실히 세워줬다. 박태환은 런던올림픽 직전 삼성생명, 삼성전자 노트북 모델에 이어 삼성전자 '킬러 콘텐츠'인 휴대폰 모델로 활동하며 삼성그룹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전날인 26일에는 박태환의 인천시청 입단 소식도 들려왔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인천시가 영입을 결정했다. 28일 인천시청에서 입단식을 갖는다. 31일 K-리그 클래식 인천유나이티드 홈경기에서 사인회과 시축 행사도 갖는다. 든든한 새 둥지에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한편, 올해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전국체전부터 인천시청 소속 선수로서 물살을 가르게 됐다. 인천시 역시 '박태환 기 살리기'에 나섰다. 인천아시안게임 수영 경기가 펼쳐질 문학수영장은 '박태환 수영장'으로 명명될 가능성이 높다. 수영 유망주 및 유소년 육성을 위한 재단 설립도 박태환측과 논의할 예정이다.
물론 지난 4년간 70억원을 투자한 SK텔레콤 전담팀 같은 전폭적인 후원사 개념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CF 모델 계약을 맺은 '광고주'다. CF 개런티가 향후 해외 전지훈련비에 보태진다. 인천시청은 박태환의 '소속팀'이다. 박태환의 훈련편의를 도모하는 한편, 매달 월급을 지급한다. 예전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어쨌든 '천군만마'다. 박태환은 "축하받기보다는 감사드리고 싶다"며 겸손히 고개 숙였다. "민감한 시기에 좋은 인연으로 저를 잡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선수로서 어쩌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구원'해준 것과 같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대기업 CEO들을 겨냥, 일간지 광고까지 진행했던 팬들 역시 환호하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던 박태환에게 또다시 가슴 따뜻한 스토리가 덧입혀지고 있다. 예전과는 또다른 '박태환 효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