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자의 開口]팬들은 '영웅' 박태환을 잊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3-03-27 09:24


인천시청에 새 둥지를 튼 박태환.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기사 'AS'를 해야겠다. 보통 이런 일이 없는데, 마음은 기쁘다. 모든게 잘 풀리고 있다. 모두 팬들 덕분이다.

얼마전 '우리가 영웅 박태환에게 너무 했다'는 기사를 썼었다. 항의메일이 '답지'(?)했다. 제목을 꼬집었다. '우리는 박태환을 잊지 않았다. 항상 응원하고 있다. 너무 한 건 수영연맹과 후원사다'라는 내용이었다. 제목 수정 요청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라는 말을 지웠다.

사실 우리라는 말을 쓴 이유가 있었다. 기자는 많은 팬들이 박태환을 잊었다고 생각했다. 그런 무관심을 지적하고자 했다.

아니었다. 우리의 팬들은 박태환을 잊지 않았다. 응원의 목소리도 여전했다. 박태환을 슬프게 한 건, 가장 가까이서 쉽게 도울 수 있었던 대한수영연맹이었다. 인기와 당장의 성적만 평가한 기업들이었다.

홈쇼핑 출연 논란에 이은 외신 보도 이후 파장이 컸다. 수영연맹 홈페이지는 한 때 접속이 힘들었다. 팬들이 항의와 질책의 글로 '도배'를 했다. 분노가 극에 달했다.

수영연맹은 '포상금 미지급 재논의'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그건 이제 이야기 거리도 되지 않았다. '사후약방문'도 그런 '약방문'이 없다.

팬들이 나섰다. 25일 크라우드 펀딩 회사인 유캔펀딩 사이트(ucanfunding.com)에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의 국민스폰서가 되어주세요!'라는 타이틀의 프로젝트가 올라왔다. '오랫동안 박태환을 응원해온 팬'이라고 소개한 등록자는 '박태환이 다시 한번 일어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국민 스폰서가 돼달라'고 제안했다.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은 사회 공익프로젝트를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 모금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목표금액은 500만원. 곧바로 80만원 이상이 모금됐다. 응원의 댓글도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한국 팬클럽과 중국 팬클럽은 힘을 모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레이스'라는 타이틀의 박태환 후원 광고를 냈다. 박태환이 호주 자비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도 팬들은 잊지 않았다. 팬들은 항상 박태환과 함께였다.


아마 그런 응원의 결과일 것이다. 26일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박태환이 인천시청에 입단했다는 뉴스다. 힘든 시기에 의지할 울타리가 생겼다. 박태환은 "가장 힘들고 민감한 시기에 손을 내밀어준 인천시에 감사드리고 싶어요"라고 했다. "'구원'해준 것과 같죠"라고까지 했다. 곧이어 삼성 갤럭시 모델 계약을 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정말 잘됐다. 이제야 우리의 영웅이 받아야 할 걸 조금 받는 것 같다. 아직은 많이 모자라지만 말이다. 모든 게 팬들 덕분이다.

박태환은 연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연맹하고 갈등이 있긴 하지만, 제가 만든 일이 아닌데 이런저런 이야기가 쏟아져나와 속상해요. 오직 훈련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앞만 보고 나가야죠." 항상 그렇듯 우리의 영웅은 씩씩하다. 쿨하다.

다시 한번 AS를 한다. 팬들은 영웅을 잊지 않았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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