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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탁구에게 파리는 약속의 땅이었다.
이상수의 포어핸드드라이브, 박영숙의 백핸드푸시, '닥공 콤비'의 손발이 척척 맞아들어갔다. 1세트 이상수는 왕리친의 여자파트너인 신예 라오징웬을 집중공략했다. 작전은 주효했다. 이상수의 반박자 빠른 포어드라이브를 받아내지 못했다. 당황한 왕리친이 파트너의 실수를 만회하려다 오버페이스하는 조짐이 읽혔다. 공방끝에 11-9로 첫세트를 따냈다. 2세트 왕리친의 공격이 시작됐다. 왼손 셰이크핸더 박영숙은 물러설 뜻이 없었다. 기죽지 않고 자신의 장기인 묵직한 백핸드 푸시 공격을 선보였다. 양사이드를 파고드는 집요한 공격에 만리장성이 흔들렸다. 예기치 못한 '닥공'에 오히려 왕리친의 라켓이 허공을 갈랐다. 박영숙의 공을 잇달아 받아내지 못했다. 11-8로 2세트를 따낸 후 김형석 여자대표팀 감독은 승리를 예감했다. 3세트는 완전히 한국의 분위기였다. 이상수의 포어핸드가 잇달아 먹혀들며 11-4로 가볍게 이겼다. 4세트, 왕리친이 백핸드드라이브로 버티며 4세트를 따냈지만, 거기까지였다. 박영숙-이상수조가 5세트를 11-8로 따내며 짜릿한 결승무대에 올랐다.
한국의 세계선수권 결승행의 의미는 대단히 크다. 2003년 이후 개인전에서 남녀단식, 남녀복식, 혼합복식 등 전종목을 싹쓸이해온 중국이 한국의 신예 복식조에 일격을 당했다. 10년만에 처음으로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망연자실했다. 중국 없이 치르는 유례없는 결승전, 상대는 대만조를 4대3으로 꺾고 올라온 북한의 베테랑 김혁봉-김 정이다. 공교롭게도 남과 북이 만나게 됐다. 18일 밤 11시(한국시각) 운명의 남북 대결이 시작된다. 한국탁구의 금맥은 1993년 예테보리세계선수권에서 현정화(한국마사회 감독)가 여자단식 정상에 선 이후 20년째 끊겼다. 거침없는 '닥공 콤비' 박영숙-이상수조가 20년만의 금맥을 캐낼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