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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핑퐁 열전, 파리세계탁구선수권이 막을 내렸다. 오상은 유승민 주세혁 김경아 박미영 등 지난 10년간 한국탁구를 이끌어온 '베테랑' 없이 출전한 첫 세계선수권이다.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겨냥한 세대교체가 첫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3월 처음 꾸려진 대표팀은 두달간의 혹독한 훈련과정을 세계 무대에서 평가받았다. 세계선수권 첫 출전인 이상수(23·삼성생명)와 세계랭킹 81위의 박영숙(25·한국마사회)이 혼합복식에서 중국 왕리친-라오징웬조를 꺾으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2003년 주세혁(32·삼성생명)의 파리세계선수권 은메달 이후 10년만의 쾌거다. 첫 태극마크를 단 박성혜(대한항공)와 서효원(한국마사회)이 나란히 여자단식 16강에 올랐다. 남자단식에선 주장 조언래(에쓰오일)의 32강이 최고성적이다. '전략종목'인 복식은 단식보다 강했다. 남자복식 김민석(KGC인삼공사)-서현덕(삼성생명)조, 여자복식 박영숙-양하은(대한항공)조, 혼합복식 조언래-양하은조는 8강에 올랐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과 김형석 여자대표팀 감독이 파리세계선수권 결산, 부문별 베스트를 선정했다. 결과보다 과정과 가능성에 집중했다.
감독이 뽑은 다크호스:박성혜 조언래
한국 베스트 매치:이상수-박영숙 VS 왕리친-라오징웬 혼합복식 준결승, 정영식 VS 옌스 남자단식 64강
김 감독이 뽑은 베스트 매치는 단연 이상수-박영숙조의 혼합복식 준결승전(4대1 승)이었다. '중국의 자존심' 왕리친을 압도했다. "승부의 분수령은 2세트였다. 박영숙이 강력한 백핸드스핀으로 왕리친을 돌려세운 장면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유 감독은 '연습벌레' 정영식(KDB대우증권)의 남자단식 64강전(3대4 패)을 베스트 매치로 꼽았다. 승패를 떠나 착실한 내용에 후한 점수를 줬다. 스웨덴 에이스 옌스 룬드크비스트와 풀세트 접전끝에 패했다. "졌지만 베스트 매치로 꼽는 이유는 영식이의 탁구가 발전했기 때문이다. 국제대회에서 부진해 '국내용'이란 말을 많이 들었다. 포핸드에서 어깨가 들리고, 스윙이 짧아지는 약점을 노력으로 극복했다. 벤치를 보는데 어깨가 올라가는 모습이 사라졌더라. 훌륭한 멘탈을 가졌기 때문에 더 발전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월드 베스트 매치=리사오샤 VS 딩링 여자단식 준결승, 켄타 VS 마린 남자단식 32강
김 감독은 중국 톱랭커 리샤오샤와 딩링의 여자단식 준결승(4대2 승)을 최고의 매치로 꼽았다. 세계 1위 딩링이 런던올림픽 결승전에 이어 또다시 세계 3위 리샤오샤에게 무릎을 꿇었다. 김 감독은 리샤오샤의 완승에 주목했다. "올림픽때 딩링은 기술에선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선수권에선 리샤오샤가 공격적인 포어핸드에서 딩링을 압도했다. 경기운영이 좋아졌고, 타점이 높아졌다"고 극찬했다. 리샤오샤의 가공할 체력과 집중력에서 한국 여자탁구가 가야할 방향을 재확인했다.
유 감독은 남자단식 32강에서 세계 58위 일본의 마츠다이라 켄타가 세계 8위 중국의 마린을 4대1로 꺾은 장면을 떠올렸다.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중국은 진 적이 없다. 켄타가 중국을 상대로 쫄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해냈다. 준결승에서도 쉬신을 상대로 2세트를 따냈다. 준비를 잘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켄타는 지난 1년간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믿었던 런던올림픽 엔트리에서도 탈락했다. 기술, 침착성, 성숙미… 모든 면에서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견제해야 할 선수"라고 했다. 만리장성을 넘은 켄타의 쾌거는 한국탁구에도 한줄기 희망이다. "남자탁구에서 중국과 기타 나라들의 갭이 상당히 줄어들고 있다는 흐름을 읽었다. 우리선수들도 켄타보다 잘할 수 있다. 기죽지 않고 자신감있게 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