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수용이 이뤄졌다."
기성용(24·스완지시티)의 'SNS 논란'을 바라보는 대한축구협회의 시각이다. 10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임원 회의에 참석한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며 '엄중 경고' 결정까지 많은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먼저 허 부회장은 "(비공개 계정에 올린 것을 봐서) 고의로 한 것은 아니지만 공인의 입장으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기성용의 행위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협회는 논란 이후 기성용이 취한 후속 조치 과정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최강희 감독을 조롱하는 글이 게재된 기성용의 비밀 페이스북 계정이 공개됐고, 하루 뒤인 5일 기성용이 에이전트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기성용의 부친인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장이 축구협회를 찾아 아들 대신 사과의 뜻을 전한 뒤 나온 후속 조치다. 조롱의 피해자인 최강희 전북 감독도 제자를 품었다. "(기성용은)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서 큰 일을 해야 하는 선수다. (대표팀) 감독도 바뀌었으니 열심히 하기를 바란다." 당자사간 사과와 수용이 간접적으로나마 이뤄진 이상 공식 징계보다는 경고 차원에서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옳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 기성용의 국가대표팀에 대한 공헌과 업적이 이번 결정에 정상참작됐다. 허 부회장은 "본인이 반성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최강희 감독도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엄중 경고 조치로 이번 논란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번 결정으로 기성용은 향후 대표팀 소집과 A매치 출전의 길이 열렸다.
기성용의 행위는 분명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단순히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협회의 시각이다. 선수의 관리와 감독에 소홀했던 협회도 책임을 느끼고 있다. 협회가 사과의 뜻을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허 부회장은 "대표팀 운영, 선수 관리에 명확한 수칙이 부족했다. 협회에서 관리를 잘 하고 운영했어야 했다.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제 시선은 재발 방지를 위한 협회의 움직임에 쏠린다. 임원 회의에서도 후속 대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허 부회장은 "대표팀 코칭 스태프와 선수 관리, 교육 문제 등에 대한 지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표팀 운영 규정을 보완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선수들의 인성 교육을 강화하고, SNS를 건전하게 사용하도록 지침을 마련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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