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손연재 개인종합 메달도 가능할까

기사입력 2013-07-17 08:01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15일 카잔유니버시아드 리듬체조 개인종합 6위에 올랐다.

전날 7위였던 순위를 6위로 한계단 끌어올렸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안방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최강' 러시아는 물론 동구권 에이스들이 총출동했다. 리듬체조계에서 러시아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다. 2000년대 이후 올림픽,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1-2위는 언제나 러시아 차지였다. 율리나 바르수코바(2000년 시드니올림픽), 알리나 카바예바(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올림픽)등 이름만 바뀌었을 뿐, 지존은 언제나 러시아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같은 양상이었다. '러시아 차세대 1-2인자' 마르가리타 마문,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가 금, 은메달을 휩쓸었다. 불가리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에이스들이 피튀기는 3위 전쟁을 펼쳤다. 런던올림픽 때와 같은 복마전이었다. 우크라이나 안나 리자트디노바(70.650점)가 '한솥밥 선배' 알리나 막시멘코(70.449점)를 0.101점 차로 누르고 극적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 톱5' 손연재(69.433점) 역시 동메달 전쟁에 가세했지만, 후프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개인종합 메달은 후프, 볼, 곤봉, 리본 4종목 합산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전종목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야 하는 만큼, 개인종합 메달은 진정한 에이스의 상징이다.

손연재 개인종합 메달 가능성 있을까

지난달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갈라쇼에서 만난 러시아대표팀 세르게에바 타티아나 코치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손연재의 세계 3위가 가능한가?" 타티아나 코치는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개를 끄덕였다. "런던올림픽은 연재의 첫 올림픽이었다. 첫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딸 뻔했다. 끝까지 3위를 다투다, 곤봉에서 작은 실수 때문에 동메달을 놓쳤다. 지금처럼 준비한다면 세계 3위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국내 리듬체조 전문가들은 대부분 "결코 쉽지 않다. 물론 희망은 있다"고 에둘러 답한다. 5~6위권에서 메달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넘어야 할 상위권의 장벽은 매우 두텁다. 동메달을 놓고 기량이 엇비슷한 선수들이 무결점 연기 대결을 벌인다. 경기 당일 운과 컨디션도 결과를 좌우한다.

이번 대회에서 손연재는 기회를 잡았다. 볼에서 17.800점의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이어진 후프에서 16.700점을 받았다. 한번의 실수는 가혹했다. 리본에서 17.433점(6위), 곤봉에서 17.500점(5위)의 무난한 점수를 받았지만, 경쟁자들의 집중력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리본에서 실수한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만 7위로 밀려났을 뿐, 모두 순위를 유지했다. 3위 리자트디노바와 6위 손연재의 점수차는 1.217점차였다. 손연재가 16일 볼 결선에서 보여줬듯 후프에서 18점대를 받았다면 메달권이 가능했다는 결론이다.

눈앞에 닥친 8월 세계선수권의 개인종합 메달권은 더 큰 도전이다. 러시아 선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에이스 막시멘코, 리자트디노바가 홈에서 동메달 경쟁을 펼칠 확률이 높다. 열아홉살 손연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선수다. 그러나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한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서는 과감한 도전과 승부욕, 배가된 노력이 필요하다. 1~2종목에선 18점대를 기복없이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장기도 필요하다.

'손연재다움'으로 승부하라

세계 리듬체조 포디움에서 손연재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러시아, 동구권 선수와는 신체조건도, 훈련환경도 다르다. 러시아는 발레의 본고장이다. 수세기동안 쌓아온 교수법과 트레이닝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따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메달권 진입을 위한 손연재의 길은 달라야 한다. 손연재만의 컬러 '손연재다운 독창성'으로 승부해야 한다.

차상은 MBC 해설위원은 "러시아 선수들의 수구조작은 한눈에 봐도 현란하다. 그들과 비교하거나 그들의 길을 무작정 따라가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보기에 현란하다고 해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채점 규정을 영리하게 활용해, 손연재만의 요소, 창의성을 키워나가야 한다. 충분히 메달권 진입의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손연재의 예술성, 표정연기, 존재감은 이미 심판들 사이에 정평이 나 있다. 손연재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 자신이 조작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창의적이고 완성도 높은 루틴을 계발해, 완벽하게 구현해내는 것이 향후 과제다. 내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 삼고 있지만, 지난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아시아권에서는 현재 적수가 없음을 입증했다. 아시아권에서 안주해서는 안된다. 손연재가 가는 길이 한국 리듬체조계의 역사다. 세계선수권, 올림픽 메달권이라는 높은 꿈을 향해 더 독하게,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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