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유진의 솔직·당당 인터뷰 "'꼴찌'는 작전"

기사입력 2013-08-25 16:01



'한국 여자조정의 기대주' 지유진이 25일 충주 탄금호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충주세계조정선수권에 참가한 뒤 인터뷰를 갖고 있다. 충주=김진회 기자

'한국 여자조정의 기대주' 지유진(25·화천군청)은 강원 화천중 1학년 때 조정을 시작했다.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노를 잡았다. 여자로서는 큰 키(1m70)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2m에 육박하는 유럽 조정 여자 선수들과 비교하면 '땅꼬마' 수준이다. 조정은 신체조건이 큰 영향을 끼치는 종목이다. 게다가 체격도 왜소하다. 그러나 지유진은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 25일 충주세계조정선수권에서 만난 지유진은 "나만의 장점은 지구력"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대회 첫 날 레이스는 실망이었다. 여자 경량급 싱글스컬 예선 4조 경기에서 8분15초67를 기록, 5명 중 꼴찌에 그쳤다. 지유진은 1000m까지 2위를 유지하다 서서히 속도가 떨어지면서 결국 가장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위 파비아나 벨트라메(브라질·7분59초03)보다 30초 이상 뒤처졌다. 지유진이 준결선에 진출하려면 27일 패자부활전에서 2위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다소 힘든 상황이지만, 지유진은 긍정적이었다. 이날 레이스 전략에 답이 있었다. "한 번에는 못 올라갈 것 같아 아예 패자부활전을 대비했다. 레이스 후반 힘을 뺀 것은 일종의 작전이었다."

올해 유독 더운 탓에 살이 많이 빠진 지유진은 3월 호주월드컵에서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남자 경량급 싱글스컬(LM1X)에 출전한 이학범(20·송파구청)과 함께 좋은 성적을 기대했다. 지유진은 '부활'을 예고했다. 그녀는 "바람이 배와 같은 방향으로 불고, 물도 댐방향으로 흐른다. 최대한의 힘을 배를 끌면 8분 안쪽 때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날 대회가 열린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에는 3000여명의 관중들이 몰려 인기를 실감했다. 지유진에게는 적응이 안되는 부분이다. 그녀는 "그 동안 코치선생님의 말만 들으면서 레이스를 펼쳤는데 이곳저곳에서 '대~한민국'이란 응원이 들려오니 정신없었다"고 전했다. 그래도 "한국이라 긴장은 덜 되는 것 같다. 그 동안에는 손에 땀도 많이 나고, 몸이 떨리기도 했다"고 했다.

지유진에게 조정은 '고통의 연속'이다. 지유진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담백하게 털어놓았다. "레이스를 잘했을 때는 '조정하길 잘했다'란 생각이 들지만 너무 힘든 운동이다. 계속 기록을 갱신해야 하니깐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진다. 1년에 한 번씩은 그만둬야지 한다. 그러면서 13년이나 했다. 남동생처럼 자식한테도 조정을 절대 안시킬 것"이라고 웃었다.

지유진은 조정을 통한 스포츠 외교관을 꿈꾸고 있다. 그녀는 "대표팀 8년차다. 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은 힘들 것 같다. 내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은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계속 운동만 해서 못해본 것이 너무 많았다. 영어를 열심히 배워 국제조정연맹 쪽에서 스포츠외교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충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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