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조정의 기대주' 이학범(20·송파구청)은 장성황룡중 2학년 때 조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입문 계기가 특이하다. 친구따라 강남갔다. 25일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충주세계조정선수권에 참가 중인 이학범은 "친구들이 하자고 해서 조정을 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이젠 내 전부가 됐다"고 밝혔다.
장성실업고 3학년 때 조정 국가대표가 된 이학범은 충주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조정의 자존심을 지켜줄 선수로 꼽혔다. 경량급(72.5㎏ 미만)에서 신체조건(1m84)이 좋은 편에 속했다. 또 꾸준함이 강점이었다. 특히 3월 호주월드컵에선 동메달 획득의 쾌거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성적은 주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록이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월드컵 2차와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도 기록이 나아지지 않았다. 이학범은 "해외 전지훈련 때 배에 문제가 발생해 훈련을 제대로 소화 못했다. 상황이 안좋게 흘러가자 슬럼프가 찾아왔다. 호주월드컵 이후 경기 나갔는데 기록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를 나갔다가 휴식없이 대회에 출전한 것이 독이 된 것 같다. 바쁜 스케즐을 소화하다보니 컨디션 조절이 잘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학범은 80%의 몸 상태에서 출전한 충주세계조정선수권에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기록 향상에만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그래도 출발은 산뜻했다. 유럽 선수들의 강세 속에서 선전했다. 이학범은 25일 경량급 싱글스컬(LM1X) 예선 4조에서 7분32초73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 4위까지 주어지는 준준결선 진출권을 얻어냈다. 1위(7분11초74)를 차지한 피터 갈람보스(헝가리)보다는 20초 이상 늦었다. 이학범은 "쟁쟁한 선수가 많아 3등에 만족한다. 이번 대회 목표는 '파이널B 진출'이다. 한국 선수들이 세계선수권에서 파이널B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학범은 이번 대회를 통해 유럽 선수들과의 실력차를 줄이는데 역점을 뒀다. 그는 "실력차가 많이 느껴진다. 신체조건이 뛰어난 유럽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선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좋은 것은 적극 살리고, 단점은 빨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한다.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