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후 첫 한국무대, 팬들은 안현수를 잊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3-10-03 16:20


3일 오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2013/2014 삼성 ISU월드컵 쇼트트랙대회 남자 1500m 예선이 열렸다. 4조에 출전한 러시아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힘차게 트랙을 돌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03.

팬들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잊지 않았다.

남녀 1500m, 500m 예선이 펼쳐진 3일 경기에서 이목을 끈 것은 안현수의 경기였다. 러시아로 귀화한 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치르는 경기였다. 안현수는 공식 국제대회를 한국에서 치르는 것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쓴 눈치였다. 입국 당시 취재진의 인터뷰도 거절했다. 러시아 코칭스태프가 허락을 했지만 안현수가 거듭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2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안현수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윤재명 남자대표팀 감독은 "안현수는 그저 한명의 외국인 선수일뿐"이라고 했지만, 안현수는 분명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선수였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2003∼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5연패 등 각종 대회를 휩쓸면서 한국의 '쇼트트랙 황제'로 불린 선수다. 그러나 빙상연맹과의 갈등, 부상, 소속팀의 해체 등 각종 악재를 겪으면서 2011년 말 러시아 국적을 취득해 러시아 대표로 활동 중이다. 지난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500m와 5,000m 계주 은메달을 따내 부활을 알렸다. 안현수는 지난달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올 시즌 1차 대회 1500m에서도 노진규, 샤를 아믈랭(캐나다)에 이어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가장 큰 적수다.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달랐다. 경기 시작 전부터 'OUR SUPER HERO 안현수', '안현수,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는 플래카드가 빙상장 곳곳에 붙어있었다. 안현수가 1500m 예선을 위해 출발 라인에 서자 잠잠하던 목동 아이스링크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몇몇 팬들은 러시아와 한국국기, 안현수의 이름이 새겨진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예선 4조에는 안현수와 함께 한국의 이한빈이 함께했다. 안현수가 날카로운 코너링으로 선두로 뛰어오르자 탄성이 이어졌다. 안현수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이한빈을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이날 가장 큰 함성은 한국의 남녀에이스 신다운 심석희도 아닌, 안현수에게 쏟아졌다. 한국 선수를 이긴 러시아 선수였지만, 팬들에게 그는 여전히 안현수였다. 안현수는 팬들의 응원속에 500m 예선도 무난히 통과했다. 경기 후 안현수는 한국의 후배선수들을 만나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다. 자신을 기다린 팬들의 선물 공세에 기분 좋게 웃었다.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올림픽 이후 얘기할께요"라는 말을 남겼다.

현편, 한국대표팀은 대회 희비가 엇갈렸다. 1500m에 출전한 남자 이한빈 신다운 김윤재, 여자 김아랑 심석희 박승희가 가볍게 예선을 통과했다. 반면 500m에서는 남자 이호석 박세영, 여자 심석희 조해리만이 예선통과에 성공했다.


목동=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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