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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F1의 운명,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지난 2010년 처음으로 한국에서 F1이 시작된 이후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하면서, 대회 준비나 운영 면에서는 큰 무리없이 진행됐다. 교통과 숙박, 편의시설 확충 등 해를 거듭하면서 지속적인 개선이 진행된 결과다. 결승전에만 7만9057명이 들어오는 등 3일간 15만8153명의 관중이 영암 서킷을 찾았다. 지난해보다 6000여명이 줄어들었지만,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다행히 태풍도 빗겨가고 예보됐던 비도 오지 않으면서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올해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화두는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의 우승이나 대회 운영, 서킷의 설계 등이 아니었다.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올해까지 4년간 이렇다 할 스폰서가 없는데다, 국가 지원도 열악한 상태에서 지방정부인 전라남도가 사실상 홀로 조직위원회를 만들어 떠맡고 있다. 영암 서킷을 짓는데만 4000억원 가까운 비용이 들었고, 그동안의 운영 적자만 17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올해의 적자폭은 200억원 이하대로 줄였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F1의 운영주체인 FOM(포뮬러원 매니지먼트)과의 협상을 통해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회 개최권료를 40% 가깝게 깎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조직위는 최악의 경우 대회 개최 불가라는 초강수를 염두에 두고, 조건을 관철시켰다. 조직위는 다른 국가에서 열리는 대회에 비해 비용이 비싼 편인데다, 아직 모터스포츠의 기반이 열악한 점, 이로 인해 국내외 스폰서가 외면하고 있는 점, 거액의 방송 중계권을 받을 수 없다는 점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올해만 국한된 일이다. 내년 시즌 이후를 위해선 또 다시 힘든 싸움을 벌어야 한다. FOM은 최근 내년 시즌 일정을 발표하면서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내년 4월25~27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신 이제까지 한국 대회가 열렸던 자리에는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러시아 그랑프리 일정을 짚어넣었다.
아무래도 순위 싸움이 격화되는 10월이 시즌 초반인 4월보다는 주목도나 인기가 훨씬 높다. 이를 두고 FOM이 개최권료를 대폭 깎은 조직위에 대한 징벌적인 성격이냐, 아니면 조직위가 10월 개최를 포기하는 대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카드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게다가 한국 대회를 진두지휘했던 박준영 전남도지사 겸 조직위원장이 내년 6월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런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FOM은 한국 대회와 함께 5월말 미국 뉴저지에서 열리는 아메리카 그랑프리, 11월 중순에 열리는 멕시코 그랑프리는 경기장 사정에 따라 '유동적'(provisional)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조직위는 6개월 후인 내년 4월에 대회가 다시 열린다면 마케팅이나 홍보 등에서 절대적인 어려움이 있기에, 5월 이후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동 거리와 시차 등으로 인해 일정의 변경이 쉽지 않다. 4월 개최를 받아들이는 대신 협상의 카드로 활용하거나 혹은 최악의 경우 더 이상 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4000억원을 들여 만든 영암 서킷은 무용지물이 된다. 현재 한 해에 220여일 이상을 활용하며 운영면에선 손익분기점을 넘고 있는 영암 서킷이지만, F1 개최는 지역 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등에서 다른 대회와 비교되지 않게 큰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F1 개최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한 해 1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현재처럼 국내의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고, F1 드라이버나 팀 등이 나오지 않을 경우 철저히 '남의 잔치'라는 불편한 시선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향후 행보는 올해 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영암=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