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불의 베텔과 뉴이, F1 역사 과연 어디까지?

최종수정 2013-11-25 06:36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지난 10월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와 샴페인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F1 조직위원회

◇세바스찬 베텔이 레드불의 천재 기술 디렉터 아드리안 뉴이가 설계한 머신을 몰고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제공=F1 조직위원회

'베텔과 뉴이, F1 역사를 어디까지?'

지난 3월 개막해 전세계 5개 대륙을 돌며 숨가쁘게 달려온 전세계 최고의 레이싱 대회 F1 그랑프리가 25일(한국시각) 열리는 브라질 그랑프리 결승전을 끝으로 올 시즌 막을 내린다.

올해도 역시 세바스찬 베텔의 월드 챔피언 4연패, 베텔의 소속팀인 레드불팀의 컨스트럭터 챔피언 4연패가 일찌감치 확정되면서 라운드 막판 긴장감은 이미 떨어졌다.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관심사는 브라질 그랑프리에서 베텔이 F1의 또 다른 역사를 써내려갈지의 여부다.

'레이싱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가 자신의 후계자로 꼽고 있는 베텔은 이미 2010년부터 슈마허가 가지고 있던 F1 기록을 하나씩 갈아치우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에 더해 F1 역사상 가장 위대한 드라이버로 꼽히는 슈마허를 넘어설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까지 꼽히고 있다.

1987년생인 베텔은 2010년 만 23세의 나이에 월드 챔피언에 오르며 슈마허가 가지고 있던 이 기록을 2년 이상 앞당기며 그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베텔은 올해까지 4년 연속 월드 챔프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로 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드라이버는 슈마허, 그리고 후안 마뉴엘 판지오(아르헨티나·1954~1957시즌까지 달성) 등 2명밖에 없었는데 베텔이 당당히 3번째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더 나아가 베텔은 지난 8월에 열린 벨기에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지난 18일 끝난 미국 그랑프리까지 무려 8차례의 라운드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슈마허가 지난 2004년 기록한 7차례 연속 우승을 이미 뛰어넘은 수치다. 베텔이 만약 브라질 그랑프리마저 제패한다면 이 기록을 9연속으로 늘리게 된다. 또 시즌 13승째를 달성하게 된다. 이는 역시 슈마허가 지난 2004년 올린 시즌 13승과 똑같은 기록이다.

슈마허는 308번의 F1 대회에 출전해 7차례의 월드 챔피언과 91번의 우승, 68번의 폴 포지션(예선 1위)을 차지하며 단연 F1에서 대부분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맞서 베텔은 이번 브라질 그랑프리까지 120번의 대회에 출전, 이미 확정한 4차례의 월드 챔프와 38번의 우승, 45번의 폴 포지션을 기록중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베텔의 나이를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슈마허가 만 36세의 나이인 2005년에 마지막 월드 챔프에 올랐는데, 베텔은 올해로 26세에 불과해 아직 10년 이상 더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베텔의 독주는 혼자 달성한 것은 아니다. 레드불팀과의 환상궁합 덕분이다. 베텔은 2007년 자우버팀을 거쳐 레드불팀의 주니어팀인 토로로소에서 F1과 인연을 맺은 후 2009년에 레드불에 합류했다. 레드불의 환상적인 머신이 베텔의 탁월한 머신 드라이빙 능력과 결합돼 4년째 F1을 제패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의견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F1에서 머신(차량)의 능력을 70~80%, 드라이버의 능력을 20~30%로 추정하고 있다. 즉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되기 시작하면서 F1에서 드라이버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머신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포디엄에 올라가는 것은 무척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F1 드라이버들이 현재 활동하고 있는 선수 가운데 최고의 레이서로 꼽는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의 경우 천재적인 운전 실력으로 머신의 부족함을 메우고 있지만 올해도 결국 베텔에 이어 2위에 그친 것은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알론소가 베텔과 비슷한 수준의 머신을 탈 경우 매 경기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란 말을 할 정도다.

어쨌든 '운도 강자의 편'이라는 말처럼 베텔은 데뷔 초부터 최고의 팀을 만나는 행운을 잡았다. 레드불 머신을 만드는 이는 'F1의 아이슈타인'으로 불리는 영국인 천재 기술자 아드리안 뉴이이다.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던 뉴이는 영국의 우주개발 예산 축소로 왕립과학기술원 입사가 취소된 후 유체역학과 공기역학이 결합된 모터스포츠에 입문하게 됐고, 이는 F1 역사에 일대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뉴이는 다른 팀이 첨단 장비를 이용해 머신을 디자인하는 것과는 달리 손수 수학적 계산과 공기 흐름을 계산해 '한땀 한땀' 정성들여 머신을 설계하고 만든다. 다른 팀과 똑같이 공급받은 엔진의 성능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것 못지 않게 공기역학을 활용한 적절한 다운포스로 머신의 제어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기술은 F1의 절정체라 할 수 있다. 꼬리 날개의 각도를 조절해 속도를 높이거나 하향식 배기, DRS장치 등은 모두 뉴이가 고안해 지금은 모든 팀이 쓰게 됐다.

이런 가운데 베텔과 뉴이는 내년 시즌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재 쓰이는 2400㏄, 8기통, 자연흡기 방식의 엔진에서 내년부터는 1600㏄, 6기통, 터보 엔진을 쓰게 된다. 또 분당 회전수(rpm)도 1만5000번으로 제한된다. 연료량도 100㎏로 한정되고, 앞쪽 날개의 폭도 줄어들게 된다. 머신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것을 조금 완화시키기 위한 FOM(F1 주최사)의 노력이기도 하지만 베텔과 레드불의 독주를 막아보겠다는 속셈도 깔려 있다.

과연 이런 견제 속에서 베텔과 뉴이가 F1의 역사를 언제까지 그리고 무엇까지 새롭게 써내려갈 수 있을지, F1 팬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내년을 향해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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