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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국 여자 핸드볼이 일본을 만나 맥을 못추던 시절이 있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국 핸드볼이 '우물 안의 개구리'로 전락하면서 아픈 과거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정점으로 남녀 대표팀이 국제 무대에서 거둔 성적에서도 알 수 있다. 남자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긴 했으나, 2011~2013년 세계선수권에서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조별리그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여자 대표팀에도 점점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또 한 번의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핸드볼 주제 영화 제목)' 신화를 썼다. 하지만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패해 동메달에 그쳤고, 세계선수권에서는 2회 연속 8강행에 실패했다. 전원 국내파로 이뤄진 남녀 대표팀의 수준으로는 세계 무대에서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야기된 것은 그동안 우수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고 음지에서 노력 중인 젊은 지도자들을 외면했던 부끄러운 현실과 무관치 않다.
여전히 한-일 핸드볼의 격차는 존재한다. 아시아 무대에선 한국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일본은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꾸준히 한국과 교류를 지속하면서 노하우를 습득함과 동시에 우수 선수-지도자의 유럽 진출을 지속적으로 꾀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 '핸드볼 인구 20만'을 목표로 하는 후원 사업 뿐만 아니라 NTS(내셔널트레이닝시스템) 순회 교육을 연중 실시하며 차분하게 힘을 키우고 있다. 2019년 국제핸드볼연맹(IHF) 여자 세계선수권 유치를 계기로 국제 무대 입지도 넓어지고 있다. 한국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실력도 좁혀지는 추세다. 최근 들어 핸드볼계에서는 "일본이 더 이상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일본 핸드볼이 한국에 추월당한 이유는 '무사 안일주의'였다. 당장의 실력을 믿고 내실을 기하지 못했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그들만의 세상'으로 전락한 한국 핸드볼의 현재도 마찬가지다. 과거를 잊는다면 미래도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