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더비 앞둔 전남 이종호"형만한 아우 없다고?"

최종수정 2015-04-15 07:10

광양축구전용경기장/ K리그 클래식/ 전남드래곤즈 vs 인천유나이티드/ 전남 이종호 득점/ 골 세레머니/ 사진 정재훈

"형만한 아우 없다고? 꼭 그렇지만은 않다."

15일 7시30분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포항과의 '포스코 더비'를 앞두고 '광양루니' 이종호(23·전남)가 발끈했다. 이종호는 포항의 도발 동영상을 언급했다. 지난 시즌까지 전남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유스 선배' 박선용이 올해초 동생 박선주가 있는 포항으로 이적했다. 전남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포항 구단은 일찌감치 '형만한 아우 없다'는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하며 전남을 자극했다. 형 박선용이 동생 박선주와의 볼 트래핑, 승부차기 1대1 맞대결에서 완승하는 내용을 담았다. 동생 박선주가 "왜 형한테 안되는 걸까"하며 낙심하자, 형 박선용이 의기양양하게 "형만한 아우 없다"고 답하는 장면과 함께 포항-전남전을 예고했다. 포스코 구단의 '아우'인 전남이 형 '포항'을 절대 넘어설 수 없다는 메시지를 넌지시 전달했다.

이종호는 "포항이 얼마전에 '형만한 아우 없다'는 식의 도발을 했다. 포항으로 간 (박)선용이형이 그러던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도발할수록 우리는 사기가 올라간다. 그러니 도발 같은 건 안했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이종호는 올시즌 5경기 무패(1승4무)를 달리는 전남 공격의 핵이다. 지난 5일 인천전에서 22경기 무패를 끊는 마수걸이골을 터뜨렸다. 1대0으로 승리하며 스승 노상래 감독에게 짜릿한 첫승을 선물했다. 대혈투를 펼친 12일 수원과의 홈경기에서도 이종호의 진가는 빛났다. 0-1로 밀리던 전반 35분, 선제골을 내준지 불과 7분만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2경기 연속골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에 2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

'1992년생 골잡이' 이종호의 최근 성장세의 비밀은 '황금왼발'에 있다. 2013시즌 이종호는 오른발로 4골, 머리로 2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부터 왼발 골이 늘었다. 이종호가 지난 시즌 터뜨린 10골중 4골이 오른발, 4골이 왼발, 2골이 머리에서 나왔다. 올시즌 인천전에선 오른발, 수원전에선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결정적인 타이밍에서 오른발로 접고 때리던 움직임이 달라졌다. 침착한 왼발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종호는 왼발골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개인 슈팅훈련과 '촉'"이라고 답했다. 부단한 훈련과, 왼발 임팩트 순간 발등 부위의 '예민한 감각' 덕분이라는 것이다. "10번의 슈팅을 한다면 오른발 6개, 왼발 4개의 비중으로 연습한다. 왼발을 오른발처럼 잘 쓰지는 않지만 초등학교때 오른발을 다친 이후 왼발로만 연습하면서 왼발의 매력을 느꼈다. 이후 양발을 쓴다"고 했다. 피나는 연습으로 오른발, 왼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이종호는 슈틸리케호를 향한 꿈을 키우고 있다.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후 '캐넌슈터' 노상래 감독의 가르침을 언급했다. "공격수로서 한단계 발전하고, 국가대표가 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 첫골 넣고 그 다음 경기에서 멀티골이든, 어시스트이든, 계속 보여주고 계속 발전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씀에 공감했다"고 했다.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다 보면 슈틸리케 감독님도 불러주시겠죠?"라고 반문했다. 패기만만했다.
사진출처=포항 스틸러스 페이스북
노 감독 등 지도자들이 이구동성 칭찬하는 이종호의 장점은 귀가 활짝 열린 선수라는 점이다. 코칭스태프의 말은 물론, 스테보 등 선배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단점을 고치려 애쓴다. 문전에서 움직임을 익히기 위해 이동국의 비디오를 수백번 돌려본 일화는 유명하다. 안용우 등 팀 동료들의 움직임에서도 세밀한 부분들을 포착해 배우려고 노력한다.

'광양루니'는 15일 포항을 상대로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에 도전한다. '형님' 포항은 '아우' 전남을 상대로 11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중이다. 2010년 7월 10일 이후 7승4무로 지지 않았다. 특히 홈에서는 2004년 8월 29일 이후 11경기 연속 무패(8승3무)를 기록했다.

이종호는 "늘 포항을 상대로 경기를 잘하고도 비기거나 패했던 기억이 많다. 인천도 22경기만에 이겼듯이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도록 하겠다. 전남은 하나가 될 때 이기지 못할 팀이 없다"고 단언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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