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6년차' 손연재는 7일 개막하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세계리듬체조선수권에 나선다. 15장의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이번 대회는 리우올림픽 전초전이자 예선전이다.
내년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엔트리는 총 26명이다. 각 국가당 2명 이상 나설 수 없다. 이번 세계선수권에는 56개국 141명의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권에 도전한다. 개인종합 1~15위까지 자동출전권을 얻는다. 15위 내에 들지 못한 23명의 선수들이 내년 4월22~24일까지 열리는 리우올림픽 테스트이벤트에서 6장의 티켓을 놓고 다시 경쟁한다. 남은 5장의 티켓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의 추천을 받아 대륙별 안배 원칙을 따른다.
15위까지 출전권이 주어지는 만큼, 손연재의 두번째 올림픽 티켓은 확정적이다. 손연재는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세계 무대에서 러시아 삼총사에 이어 4~5위권을 지켜왔다. 2010년, 첫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32위였다. 광저우아시안게임 개인종합 동메달 직후 '런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2011년부터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에서 러시아 국가대표들과 함께 하며, '폭풍 성장'을 거듭했다. 2011년 몽펠리에세계선수권 개인종합 11위로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고,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종합 5위'로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새 역사를 썼다. 런던올림픽 이듬해인 2013년 키예프세계선수권 개인종합 5위, 2014년 이즈미르세계선수권 개인종합 4위를 기록했다. 후프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 출전 사상 최고의 성적을 발판 삼아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개인종합 금메달, 올해 광주유니버시아드 개인종합 1위 등 '3관왕'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손연재는 지난 4년간 또박또박 목표를 이뤄왔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직후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결국 리우올림픽을 마지막 무대로 삼았다. 사실상 은퇴무대가 될 두번째 올림픽에서 첫번째 올림픽보다 더 감동적인 연기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다. 두번째 올림픽의 길은 더 험난하다. 런던에선 '아시아에서 온 깜찍한 요정' 이미지로 어필했다. 도전적인 연기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두번째 올림픽, '6년차 베테랑' 손연재는 더 이상 도전자가 아니다. 상위권을 지켜야 하는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올림픽에는 세계선수권이나 월드컵과 달리 종목별 메달이 없다. 개인종합 금, 은, 동, 3개의 메달뿐이다. 올림픽 쿼터에 따라 러시아 에이스 2명이 출전한다. 남은 1개의 메달을 놓고 동구권 에이스들과 불꽃 튀는 대결을 펼쳐야 한다. 난도, 실력, 체력, 노력, 예술성, 표현력 모든 면에서 밀려서는 안된다. 올시즌 내내 경쟁했던 안나 리자티노바(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와 내년 올림픽에서 남은 하나의 메달을 놓고 경쟁해야할 운명이다. 이번 세계선수권이 단순히 '티켓전쟁'이 아닌, '진검승부'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손연재 역시 지난해 세계선수권보다 좋은 성적을 목표 삼고 있다. 광주유니버시아드 3관왕 직후 출국 인터뷰에서 "메달 2개 이상을 따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세계선수권 무대는 빈틈없는 연기와 함께 절대적인 체력을 요한다. 월드컵시리즈에 비해 기간이 길고, 연기 횟수도 많다. 7~8일 개인종합 예선에서 후프, 볼 연기를 펼친 후 8일 상위 8위 이내 선수들이 결선에서 메달을 다툰다. 9~10일 곤봉, 리본 연기를 이어간 후, 10일 결선에서 종목별 메달이 결정된다. 11일에는 1~12위, 13~24위 선수들 두 조로 나뉘어 개인종합 결선 경기를 갖는다. 후프, 볼, 곤봉, 리본 4종목 연기를 다시 펼쳐야 한다. 손연재가 전종목 결선행에 성공할 경우, 종목별로 적어도 3번의 연기를 펼쳐야 한다.
한편 세계 리듬체조 팬들에겐 '17세 요정' 야나 쿠드랍체바의 대회 3연패가 가장 뜨거운 관심사다. 시니어 데뷔 이후 지난 2년간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켜온 쿠드랍체바의 타이틀 수성이 관심이다. 직전 카잔월드컵, 곤봉 종목에서 실수하며 '한솥밥 라이벌' 마르가리타 마문에게 개인종합 1위 자리를 내줬다. 쿠드랍체바와 마문의 대결은 '여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가 떠난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향방을 가늠할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