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이 거대한 주방으로 바뀐다

최종수정 2015-11-17 20:54


'요리 열풍'이다. 텔레비전을 틀면 '쿡방(요리하다 뜻의 COOK과 방송을 합친 말)', '먹방(먹는 장면을 보여주는 방송)'이 쏟아지고 있다. 요리가 축구장에도 찾아왔다.

2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은 맛있는 냄새로 진동할 듯 하다. 제주는 21일 서울과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를 치른다. 제주의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다. 제주는 목표로 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2만관중과 상위스플릿 진출에 성공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특별한 마케팅을 준비했다.

이번 컨셉트는 '요리'다. 제주는 그간 서울전을 '타깃 매치'로 정하고, 모든 마케팅 역량을 집중시켰다. 2013년 전쟁 컨셉트의 '탐라대첩'이 시작이었다. 경기장에 탱크가 등장했고, 관중들의 손에는 건빵이 주어졌다. 장군으로 분한 박경훈 전 감독은 군복을 입고 나타나 팬들을 열광시켰다. 2014년에는 당시 최고의 키워드였던 '의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의리' 사진 콘테스트, '최고의 프으리킥', '승리의 맥주 빨리 마시으리' 등 다양한 이벤트가 팬들을 즐겁게 했다. 백미는 역시 박 전 감독이었다. 그는 의리 의상(가죽 점퍼, 선글라스, 블랙진)을 입고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했다.

이번에는 제주월드컵경기장이 거대한 주방으로 바뀐다. 제주신라호텔 주방장 및 도내 유명 셰프들이 참여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최고의 맛을 선사하는 '제주 최고의 셰프들이 모였다'와 도내 유명 맛집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제주 최고의 맛집을 찾아라' 이벤트가 진행된다. 당초 제주 프런트는 백종원 최현석 등 스타 셰프를 초청할 계획이었다. 이들이 제주 선수들의 컨셉트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것이 당초 기획안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데려오는 것이 쉽지 않았다. 몸값도 비쌌고, 스케줄도 맞지 않았다. 대신 제주만의 먹거리로 초점을 맞췄다. 오히려 제주도내 셰프들이 만든 음식을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소개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게 됐다. 제주는 그 전에도 제주 특산물을 알리기 위해 '흑돼지와 말이 경기장에 빠진 날'이라는 컨셉트로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흑돼지와 말 바비큐 제공해왔다.

제주는 이날 팬들의 투표로 최고의 음식을 선정해 제주도의 대표 음식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달콤한' 지역밀착과 '맛있는' 마케팅이 만든 일석이조의 효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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