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男핸드볼팀 창단, '두산 천하' 흔들린다

최종수정 2016-02-01 18:22


남자 핸드볼은 두산의 독무대였다.

적수가 없었다. 2008년 핸드볼코리아리그 출범 뒤 지난해까지 7시즌 간 6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6연패가 좌절됐던 지난 2014년 코로사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지만 준우승 타이틀을 얻었다. 5팀에 불과한 남자부에서 두산은 유일한 실업팀이었다. 장미육종기업인 코로사는 매 시즌 경영난에 시달리다 네이밍스폰서십 도입 등으로 생존에 안간힘을 쓰다 결국 지난해 11월 해체됐다. 안정적인 대기업팀인 두산으로 우수한 선수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매번 발표되는 남자 대표팀 선수 명단엔 두산 선수들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올해에도 '두산 천하'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남자 핸드볼계의 숙원이었던 제2의 실업팀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대표이사 박성욱)는 1일 남자 핸드볼 실업 구단 창단을 공식 선언했다. 코로사 해체로 핸드볼코리아리그 진행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남자 핸드볼은 SK하이닉스의 합류로 기사회생하게 됐다.

사실 코로사 해체 뒤 SK의 남자 핸드볼팀 창단은 시간문제로 여겨졌다. 장기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상황에서 핸드볼팀 창단에 선뜻 나설 만한 곳을 찾기 어려웠다. 핸드볼계 관계자들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신생 구단 창단을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남자 핸드볼계에선 '회장사인 SK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가 줄곧 이어져 왔다. 지난 2008년 최태원 회장의 핸드볼협회장 취임 뒤 핸드볼계를 이끌어 온 SK 입장에서도 최근 국제대회 부진 등 저조한 성적 속에 추락하는 남자 핸드볼계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강호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해온 한국 남자 핸드볼은 최근 아시아 각국의 추격과 세계 핸드볼의 발전 속에 국제무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한 실업구단이 해체를 선언했다'며 'SK하이닉스는 실업구단 창단을 통해 침체에 빠진 남자 핸드볼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도록 저변확대와 인프라 개선 등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라고 창단 배경을 밝혔다.

SK하이닉스가 과연 두산에 맞설 수 있는 선수 구성을 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여자부의 SK슈가글라이더즈가 창단 뒤 우수 선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으나 지난해까지 우승 문턱에 닿지 못했다. 일단 정수영 등 기존 코로사 주축 선수들을 흡수하는 쪽이 유력하다. 하지만 다가오는 선수 선발 테스트 및 자유계약(FA) 선수 영입 등을 통해 전력을 보강하면 두산에 맞설 만한 충분한 힘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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