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 대결, 구글의 자신감 이유는? '타이젬 승률 61%'

기사입력 2016-03-09 11:10


이세돌 알파고 대결. ⓒAFPBBNews = News1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승부는 50대50이다. 이세돌 9단을 상대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9일 오후 1시부터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의 1국이 시작된다.

딥마인드의 데이스 하사비스 대표는 천하의 이세돌을 상대로 시종일관 "승부는 50대50"이라는 자신감을 보여왔다. 심지어 당초 "내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인간은 인공지능에게 지지 않는다"라며 압도적인 자신감을 보이던 이세돌 9단도 하루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생각보다 강하다. 5-0까진 안 나올 것 같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세돌 9단답지 않은 모습이다.

이는 당초 판후이2단 상대로의 승리(5-0) 외에 알파고의 또다른 모습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온라인바둑사이트 '타이젬'에서 deepmind라는 ID가 발견된 것. 놀라운 점은 딥마인드가 타이젬 9단들을 상대로 총 72전을 소화한 결과, 무려 44승28패로 승률 61%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대전 상대에는 여러 프로기사도 포함되어있다. 판후이2단과의 대국 때보다 한결 진보한 실력이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딥마인드의 하사비스 대표는 "딥마인드는 개발자의 개인 계정"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 정체는 알파고일 가능성이 높다. 타이젬은 프로기사들이 연습용으로 애용하는 곳이다. 타이젬9단을 상대로 6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할 수 있다면, 세계대회에도 출전할만한 실력자다. 바둑 불모지인 영국에 타이젬9단급의 아마추어 실력자가, 그것도 프로그래머를 하고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번 이세돌 알파고 대결은 비교적 기존 대국 룰과 흡사하다. 무엇보다 '초읽기'가 있다는 점에서 이세돌의 우위를 점치는 바둑 관계자들이 많다. 인공지능의 특성상 속기에는 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하지만 타이젬 같은 인터넷바둑은 일반적으로 초속기에 가깝다. 2시간의 제한시간(1분 초읽기 3회)을 두고 이뤄지는 이번 대국에서 알파고는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는 3월 9일 1국을 시작으로 10일(2국), 12일(3국), 13일(4국), 15일(5국)까지 총 5번의 대국을 갖는다. 이번 대국은 백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식 규정에 따른다. 우승자에게는 100만 달러(11억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이외에도 이세돌 9단은 대결을 수락하며 15만달러(1억6500만원)을 이미 받았다. 또 대국당 승리수당 2만 달러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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