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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박태환(27)이 18개월만의 컴백 무대에서 우승했다.
하필 첫종목이 극강의 체력을 필요로 하는 1500m였다. 악조건 속에서도 박태환의 1500m 출전에 대한 의지는 강력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팬퍼시픽대회, 각국 대표선발전 등 전세계 대부분의 대회에서 자유형 1500m는 통상 가장 마지막에 배치된다. 15분 넘게 끊임없이 물살을 갈라야 한다.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종목인 만큼 단거리, 중장거리 등 주요 종목들이 끝난 마지막날, 남은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며 치러지는 것이 관례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이번 수영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남자 자유형 1500m는 대회 첫날 오후 6시에 자리했다. 수영 전문가들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갸웃거릴 '파격'이었다.
26일 오전 11시 55분 자유형 200m 예선, 오후 5시 12분 결승에 이어 27일 주종목인 400m 결승, 28일 자유형 100m 예선, 결승을 연일 치러야 하는 강행군 속에 첫날 1500m 출전은 다소 부담스러울 만도 했다. 주종목인 200-400m에 전념하려면 1500m를 포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있었다.
다음 경기를 감안해 모든 것을 쏟아내지는 않았다. 15분10초 95 기록으로 압도적인 '대회신' 1위를 기록했고, 1500m 올림픽 출전자격도 획득했다. 물론 리우는 아직 멀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1500m를 비롯, 자유형 100m, 200m, 400m 등 자신이 뛸 수 있는 모든 종목에 참가신청서를 냈다. 한경기 한경기가 마지막인 것처럼 소중하다. 26일 자유형 200m, 27일 자유형 400m, 28일 자유형 100m 경기를 차례로 치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