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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리그 클래식 순위 구도는 상·중·하로 분리돼 있다.
총 12개 구단 가운데 8개 팀은 다소 불리한 변수를 안고 뛰어야 한다. 지난 22일 전북, FC서울, 성남, 수원, 인천, 울산, 광주, 전남은 FA컵 16강전을 치렀다. 대부분 1.5군으로 페이스 조절을 했지만 선수 기용폭이 좁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일부 팀은 생각지도 못한 연장까지 가는 바람에 고민이 더 커졌다.
FA컵 변수까지 가미된 16라운드가 상·중·하 구도 경쟁에서 어떤 지각변동을 불러올지 관심이 높다.
뭐니뭐니 해도 주요 관전포인트는 선두 전북의 무패행진이다. 유일하게 15차례 전 경기 무패(8승7무)를 달리는 전북은 서울(승점 30)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지난 15라운드에서 두 팀은 나란히 무승부를 기록해 달아나지도, 뒤집지도 못했다.
반면 수원은 우울하게 감독없는 벤치를 옆에 두고 제주전을 갖는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15라운드에서 판정에 거칠게 반응하다가 퇴장당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휘해야 한다. 최근 5경기 동안 무패(3무2패)를 기록 중인 수원으로서는 '선장' 잃은 경기가 부담스럽다. 게다가 부상 회복 중인 권창훈을 정상 기용못하는 상황에서 3위 수성을 노리는데다 공격력까지 좋은 제주는 FA컵 부담도 없다. 그럼에도 부산과의 FA컵 16강전서 38일 만에 승리를 맛본 기세를 이어간다면 1승 이상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동기 요인이 있다.
하위 그룹 빅매치도 있다. 11위 인천과 10위 전남의 대결이다. 승점 12로 동률이지만 다득점에서 위·아래가 갈렸다. 승점 6점이 걸린 경기나 마찬가지다. 인천은 최근 5경기 무패(3승2무·FA컵 포함)로 범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인다. 최하위를 면하는 데 성공한 만큼 강등권 탈출이 다음 목표다. 한데 인천의 걱정이 크다. 대전과의 FA컵 16강전에서 손실이 많았다. 일부러 전남전을 대비해 케빈, 벨코스키, 김태수 등 주전 5명을 벤치 대기시켰지만 연장 접전으로 인해 아끼려던 자원을 풀가동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케빈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인 가운데 연장에서 승리를 거두느라 체력 소모가 너무 컸다. FA컵 후유증은 울산전을 치러야 하는 성남도 만만치 않다. 성남 김학범 감독은 성균관대와의 16강전(2대0 승)을 치른 뒤 "일찍 승기를 잡지 못해서 황의조 김두현까지 투입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두 팀은 '3의 전쟁(3위 쟁취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K리그 하락세인 성남과 상승세인 울산의 기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