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격투시연회를 개최하는 김상우 대표. 왜?

기사입력 2016-07-01 22:22


'쎄다'의 김상우 대표는
오는 7월 4일 코엑스에서 오전 11시, 오후 2시에 격투 시연회를 개최한다. 사진제공=TOP FC

'SSEDA(Seongan save Safety Equipment for Dangerous Area)는 '강하다', '위험한 산업현장을 위한 성안세이브의 안전보호구'를 뜻한다.

국내 파이터 중 유일하게 UFC 타이틀전을 치른 '코리안좀비' 정찬성, UFC 웰터급 공식랭킹 9위 '스턴건' 김동현 등 메이저 대회에서 활약하는 국내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본 격투기 마니아라면 결코 낯설지 않은 브랜드다.

1969년에 창업한 '더 쎄다'는 건설안전 용구 업체인 성안세이브의 브랜드 명이다. 건설 현장, 조선업, 제조업, 산업종사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모, 추락방지용 안전벨트 등 산업안전장비 관련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국내 안전모 시장 수년간 1위)이다.

김상우 대표는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지만 군 제대 후 산업안전보건학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편입, 이후 본격적으로 회사경영에 합류했다. 대리, 이사를 거쳐 2000년에 대표이사로 부임한 그는 탁월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매출 100억 원 이상을 끌어올렸다. 모든 제품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불량률 제로를 만들며 산업안전장비계의 고급화를 선도했다.

쎄다는 2000년대 중반부터 코리안탑팀과 팀매드를 후원해온 국내 최대 규모의 격투기 스폰서이기도 하다. 과거 격투스포츠에 대한 차가운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힘든 상황에서 꿈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와 선수들을 위해 묵묵히 후원해왔다. 기업의 수익을 고려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지만 김상우 대표는 '한국 격투기 발전'이라는 일념 하나만으로 내달려왔다.

김상우 대표의 격투기 애정은 마니아 못지않다. 선수들의 최신 소식이나 행보 역시 놓치는 법이 없고, 코리안탑팀-팀매드 선수들이 해외원정 경기를 치를 때 자비를 들여 현지에서 직접 응원을 하곤 한다. 오는 7월 첫째 주(UFC 파이트 위크)에도 미국으로 넘어가 팀매드 소속의 최두호 경기를 직접 관전한다.

김상우 대표는 "스턴건 김동현, 김동현의 어머니와 동행하려 했으나 어머님의 개인사정으로 김동현과 둘만의 예상치 못한 밀월여행이 될 듯하다"고 웃었다.

그는 정신력이 해이해질 때면 케이지 위에서 투혼을 발휘하는 선수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한다. 11년간 후원해오면서 파이터로서 인생을 건 남자들의 성패를 보면 단순한 후원사가 아닌 '한 가족'이 됐음을 느낀다고.


강산이 바뀔 동안 코리안탑팀과 팀매드를 후원해온 쎄다 김상우 대표는 매년 개최되는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 자사의 대표 주력 제품 안전모와 안전벨트, 추락방지용 안전대 등을 소개하면서 이색이벤트로 '격투시연회'를 11년째 개최하고 있다.

오는 7월 4일 코엑스에서 오전 11시,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 펼쳐진다. UFC 파이터 김동현, 방태현, 김동현B, 함서희, TOP FC-PXC 밴텀급 챔피언 곽관호, TOP FC 페더급 챔피언 이민구 등의 팬사인회가 진행될 예정이며, 시연회에 참여하신 분들에게 고퀄리티 쎄다 티셔츠가 증정된다.

김 대표는 "종합격투기에 대한 혐오스런 시각이 아직 존재하는 것 같다. 안전한 스포츠라는 인식변화를 확립시키기 위해 후원을 시작했고, 시연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시연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행사가 올해로 11회째를 맞는다. 소감이 어떤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한국 종합격투기도 상대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어온 것 같아 자랑스럽다. 스스로 뿌듯한 부분도 있다.

-후원을 시작한 것은 정확하게 언제부터인가?

본격적으로 팀 후원을 시작한 것은 코리안탑팀과의 인연이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후원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2005년)엔 단발성 후원이었다. 하지만 격투팀과 선수들에 대해 조금씩 관심이 생겼고, 자세히 보다 보니 힘든 상황에서 꿈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단 마음이 생겼다. 이제는 '쎄다' 자체가 한국 격투기의 정체성이 됐다. 내 능력이나 의지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격투기의 순수한 열정과 노력에 동화된 것 같다.

-기업가 입장에서 손익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격투기 시장이라는 것이 야구-축구 등에 비해 규모가 작은데, 고민 되진 않았나?

당장 눈앞의 금전적 움직임이나 매출과의 연결로 보면 전무라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무형의 이익을 얻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 쎄다라는 브랜드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한 접근이었다. 브랜드 각인 면에선 성공한 셈이다.

-11년째 후원 중이다. 후회도 해봤을 것 같은데.

정찬성, 김동현, 방태현, 김동현B, 강경호, 함서희, 최두호. 후원을 왜 시작하게 됐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면 이 선수들의 이름을 거론하고 싶다.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세계 메이저 단체 UFC에서 활약하고 있다. 적어도 이들은 목표를 확고히 세우고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달린다. 한국 격투기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그 자체가 나의 자부심이자 쎄다의 자랑이다.

-격투기 사업에 진출할 생각은 없는가?

아직 시기가 아닌 듯하다. 선수보호용 제품에 많은 관심이 있는 건 사실이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 지금은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많이 생겼다. 느낌이 어떤가?

국내 대회도 출전하기 힘들고, 열악한 조건과 환경 속에서 끝까지 꿈을 향해 도전한 선수들이 누릴 수 있는 값진 보상이자 대가가 아닐까 싶다.

-선수들과는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자주 보진 못하지만 TOP FC 대회장, 코엑스 시연회, 개인적인 급 만남을 통해 교류를 갖고 있다. 내가 부산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도 부산 팀매드 선수들과 만날 기회는 좀 있다. 한편으론 코리안탑팀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갖고 있다.

-격투기 열혈 마니아로 알고 있다. 어느 정도인가?

오는 7월 10일 'UFC 200' 직접 관람하는 수준이라면 답이 될듯하다. 스턴건 김동현, 김동현의 어머니와 동행하려 했으나 어머님의 개인사정으로 김동현과 둘만의 예상치 못한 밀월여행이 될 듯하다(웃음). 과거부터 꾸준히 선수들의 경기를 대부분 현지에서 관람했다.

-어떤 선수에게 가장 애정이 많이 가는가?

아무래도 '스턴건' 김동현이다. 모든 면에서 정말 귀감이 될 만한 선수다. 특히 후배사랑은 해병대 출신답게 끈끈하단 걸 느낄 때가 많다. 이번에 '마에스트로' 김동현이 안와골절 수술을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상황에서 '스턴건' 김동현이 당장 주변 안과 선생님을 수소문해 직접 병원에 데려가 진료까지 받게 했다. 추진력 있게 챙기는 모습에서 맏형으로서의 자질을 느꼈다.

-한국 종합격투기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종합격투기에 대한 혐오스런 시각이 아직 존재하는 것 같다. 안전한 스포츠라는 인식변화를 확립시키기 위해 후원을 시작했고, 시연회를 개최하게 됐다. 매우 안전하다는 인식변화를 가져와야만 한다.

-시연회가 종합격투기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데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전시장을 찾아 관람하신 분들의 인식은 변화시키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는 시연회는 계속 이어갈 생각인가?

대기업에서 후원하기 전까진 계속할 생각이다. 이미 시작한 일에 끝이 어디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선수들은 정말 어렵게 운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그들을 사랑해 주셨으면 한다. 또한 쎄다보다 더 큰 후원업체가 많아지길 바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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