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도 좋지만...' 리우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금 규모는?

기사입력 2016-07-19 18:39


ⓒAFPBBNews = News1

메달 하나 바라고 4년간 굵은 땀을 흘려온 리우올림픽 참가 선수들. '세계 최고'를 상징하는 금메달의 가치는 흘린 땀방울에 대한 인증마크이자 최고의 영광이다. 하지만 명예만이 전부는 아니다. 하고 싶은 걸 포기해 가며 메달획득을 위해 올인한 시간에 대한 '현실적' 보상도 있다. 돈이다. 메달에는 포상금과 격려금, 연금, 광고 등 각종 수입이 뒤따른다.

영광의 메달리스트가 손에 쥐는 돈의 규모는 나라와 종목마다 다르다. 인생역전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그저 명예를 뒷받침하는 미미한 수준인 경우도 있다. 다음달이면 브라질 리우의 올림픽 무대에 모일 각국 대표팀 선수들. 메달리스트가 손에 쥐게될 돈의 규모는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

금메달 6000만 원, 동결된 정부 포상금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된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교류를 통한 국제평화 증진'을 이상으로 삼았다. '인간의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는 승리가 아니라 노력에 달려있다'는 철학은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올림픽 정신으로 승화됐다. 결국 올림픽의 궁극적 목표는 메달 획득이 아니다. 때문에 메달리스트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상금은 따로 없다.

다만 각 참가국은 입장이 다르다. 메달 획득→국위선양으로 이어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포상금을 걸어 선수들을 독려하는 이유다.

포상금은 국가의 별로 미묘한 온도 차가 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선진국일 수록 포상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희소성에 의한 가치 상승'이 메달에 대한 포상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아시아 강국인 일본이나 한국은 예외적으로 많이 주는 편이다.

한국 정부의 금메달 포상금은 21세기 들어 꾸준히 오르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처음으로 동결됐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에는 1만 달러이던 포상금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2만 달러,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5000만 원,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6000만 원으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은메달은 금메달 포상금의 50%, 동메달은 금메달의 30%였다.

이번 리우올림픽은 지난 런던 대회와 같다. 금메달은 6000만 원, 은메달은 3000만 원, 동메달은 1800만 원이다. 최근 3회 연속 10위 이내에 들 만큼 금메달의 희소성이 반감되면서 일종의 선진국 효과가 여파를 미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인생 역전 가능한 인도네시아

그렇다면 외국의 공식 포상금은 어떨까. 이웃이자 라이벌 일본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500만 엔(약 5400만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약속했다. 4년 전 런던 대회보다 200만 엔이 오른 액수다. 은메달은 200만 엔, 동메달은 100만 엔이다.

희소성에 의한 가치상승은 스포츠 약소국들의 포상 규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무려 50억 루피아(4억3500만 원)의 포상금과 매달 200만 루피아(174만원)의 연금을 책정했다. 은메달리스트에게는 20억 루피아(1억7400만원)와 매달 150만 루피아(130만원)의 연금을 준다. 동메달만 따도 10억 루피아(약 8700만 원), 100만 루피아(87만원)를 받는다. 한국의 금메달리스트보다도 많은 액수다. 물가수준을 감안할 때 거의 로또 당첨 수준이다. 동유럽의 루마니아는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70만 유로(약 8800만 원)의 포상금과 스폰서업체의 SUV 차량을 메달리스트에게 선사하기로 했다.

반면, 스포츠 강국인 미국과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은 별도의 포상금을 책정하지 않아 이들 국가들과 대조를 이룬다.

정부 포상금보다 더 짭짤한 부대 수입

메달리스트의 수입은 정부 포상금이 전부는 아니다. 스포츠 강국일 수록 정부 포상규모가 작지만 후원 스폰서와 광고 등을 통한 부대수입 규모는 커진다. 특히 미국 등 시장이 큰 선진국일 수록 광고 수입과 유명세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간접 수입 규모가 웬만한 나라의 포상금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무시할 수 없는 혜택이 바로 연금과 병역특례다. 사망할 때까지 금메달 100만원, 은메달 75만원, 동메달 52만5000원이 매달 지급된다. 연금 상한액은 100만원이다. 100만원을 초과한 연금의 일시금은 금메달 기준 6720만원이다. 미필 남자 선수의 경우 병역특례를 받게 되는데 이는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가치가 있다.

이밖에 각 선수가 소속된 지방자치단체가 내건 포상금도 있다. 각종 경기단체별 포상금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대한골프협회는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 부활을 기념해 금메달 3억원, 은메달 1억5000만 원, 동메달 1억원이란 파격적인 포상금을 걸었다. 이에 따라 골프 금메달리스트는 문체부 포상금 6000만 원, 경기단체 포상금 3억원, 연금 일시금 6720만 원을 합쳐 총 4억272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대한하키협회는 여자 대표팀을 대상으로 20년만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시 1억원의 포상금을 약속했다. 대한배구협회도 여자 대표팀 선수들에게 최대 6억원의 포상금을 걸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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