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출항 앞둔 슈틸리케호, 리우 그리고 中

기사입력 2016-07-19 18:39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19일 파주NFC에서 열린 2016년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세미나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슈틸리케호의 시계바늘이 바쁘게 돌기 시작했다.

'러시아로 가는 길'의 마지막 여정이 펼쳐진다. 9월 1일 국내서 펼쳐질 중국전을 시작으로 슈틸리케호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1년여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이번 최종예선은 지도자 인생 최고의 도전이다. 화려했던 선수 시절과 달리 지도자 인생은 굴곡의 연속이었다. 2014년 10월 A대표팀 사령탑에 공식 부임한 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준우승, 동아시안컵 우승 등 환희로 반전했다. 하지만 유럽 원정으로 치른 6월 A매치에서 스페인에 1대6으로 참패하며 넓은 세계와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인정해야 했다. 최종예선 통과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한국 축구의 사명 완수 뿐 아니라 슈틸리케 감독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최종예선 준비의 첫 단추는 2016년 리우올림픽이다. A대표팀 소속 석현준(25·포르투) 손흥민(24·토트넘) 권창훈(22·수원 삼성)이 올림픽에 나선다. 최종예선 주력 멤버라는 점에서 올림픽에서의 활약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이들을 중심으로 나아가는 신태용호의 성공이 곧 슈틸리케호의 미래인 셈이다.

19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16년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세미나 강연에 나선 슈틸리케 감독은 "올림픽에서 한국이 속한 조가 결코 쉽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독일, 멕시코 같은 강팀을 제치고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결선 토너먼트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지는 알려지지 않은 팀인 만큼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독일은 선수 소집에 난항을 겪었고 예선전을 통해 장단점이 어느 정도 드러난 것 같다"면서 "아마도 멕시코는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만날 상대 중 가장 준비가 잘 된 팀이지 않을까 싶다. 가장 강한 상대가 될 것"이라며 멕시코전을 승부처로 내다봤다. 또 "올림픽을 마친 뒤 최종예선이 시작된다. 올림픽에 나서는 A대표팀 멤버 3명(석현준 손흥민 권창훈)이 좋은 모습을 보여야 A대표팀에도 득이 된다. 최종예선 준비를 위해서라도 이들이 올림픽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첫 상대 중국에 대한 분석도 시작됐다.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중국은 세계 이적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슈퍼리그에서 중국 국내 선수는 들러리'라는 비난도 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발을 맞추며 쌓은 경험과 자신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은 지난해 동아시안컵에서의 한 차례가 전부지만, 이번 최종예선은 당시와는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며 "중국이 우리보다 준비기간이 길 것이 확실하다. 많은 중국 팬들이 한국을 찾기 위해 준비중이라는 소식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국전에 대비한 고려 사항에 대해 그는 "중국전을 치를 시기가 유럽-중동 리그 소속 선수들에겐 시즌 전이거나 시즌 초반이라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 선수들을 대체할 상황이나 이유가 생긴다면 변화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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