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러시아 약물 파동, 출전금지 선수 어느덧 104명으로

기사입력 2016-07-27 17:07


ⓒAFPBBNews = News1

러시아 도핑스캔들로 2016년 리우올림픽이 초반부터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27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대표 선수 104명이 약물 혐의로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박탈당했다. 당초 러시아는 24개 종목에 387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리우올림픽에 파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7%의 선수단이 리우땅을 밟지도 못하게 됐다. 문제는 아직도 출전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종목이 10개나 된다는 점이다.

일단 러시아 도핑스캔들의 진원지인 육상이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전면 금지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러시아 육상 대표팀 68명의 올림픽 참가를 금지했다. IAAF는 지난해 11월 러시아의 국가 주도 도핑을 근거로 러시아 육상 선수 67명에 대한 국제 대회 출전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수영, 카누, 조정, 근대5종, 요트는 부분적으로 출전을 제한했다. 수영은 출전선수 67명 중 7명, 카누는 11명 중 5명, 조정은 28명 중 22명의 자격을 박탈했다. 국제조정연맹(FISA)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채취한 러시아 조정선수들의 547개 혈액, 소변 샘플을 재조사한 결과 리우올림픽 출전 명단의 28명 가운데 18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단체종목에서는 한 명이라도 출전 기준에 미달할 경우 해당 팀의 출전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경기 규약에 따라 4개 종목 22명의 선수가 이번 리우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근대5종은 4명 중 2명, 요트는 7명 중 1명의 선수가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 이 중 요트는 다른 러시아 선수로 교체될 예정이다.

양궁(3명), 승마(5명), 유도(11명), 사격(18명), 테니스(8명), 태권도(3명), 사이클(11명), 배드민턴(4명) 등 8개 연맹이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승인한 가운데, 아직 출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복싱(11명), 펜싱(16명), 골프(1명), 체조(20명), 핸드볼(14명), 탁구(3명), 트라이애슬론(6명), 배구, 역도(10명), 레슬링(17명) 등 10개 종목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남은 10개 종목 단체들의 판단에 따라 박탈 선수들의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의 결정이 늦어질 수록 조편성과 일정에서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만약 출전을 금지할 경우 대체 선수들이 브라질을 찾아야 하는데 적응은 커녕 비행기표 구하기부터 걱정해야 한다. 정상적인 대회가 될리가 만무하다.

이처럼 러시아 도핑스캔들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안일한 결정 때문이다. IOC는 25일 긴급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 선수단의 리우올림픽 출전 허용 문제를 논의한 끝에 전면 금지 대신 선수가 소속된 국제연맹이 출전 여부를 결정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약물에 관용 없다'는 그간의 원칙에 어긋난 선택이었다. IOC는 정치적 부담을 산하 단체에게 떠넘겼다. 러시아 영향권에 있는 단체들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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