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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경남체고 2학년 때 세계청소년펜싱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013년, 고3땐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걸출한 선배들을 모두 찔러내며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4년 첫 출전한 시니어 국제대회에서 보란듯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선 남자에페 대표팀 '막내'로 나서, 형님들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그해 국제펜싱연맹(FIE) 세계랭킹 2위를 찍었다. 전광석화같은 발놀림으로 날아오르는 10대 '괴물 검객' 박상영의 발견에 펜싱계는 환호했다.
시련에 부딪친 국가대표 아들을 향한 아비의 바람도 또박또박 적어넣었다. 경상도 아버지들이 흔히 집에서 그러하듯 귀한 아들의 이름 뒷글자를 따 '영'이라고 불렀다. "계속 이길 수 있는 힘이 아니라 실패와 어려움을 이겨내는 강한 힘을 가진 '영이'가 되었으면 한다. 충고는 더 나은 사람들의 말에만 귀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의 말에도 귀기울일 수 있는 아들이었으면 한다. 아빠의 바람은 '~했더라면 좋았을 걸'하는 늦은 후회 '~한다면 어쩌지' 하는 이른 걱정을 하는 아들이 아니라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아들이면 하구나."
아들의 재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아버지가 따로 써보낸 한장의 편지는 절절했다. '영아 많이 힘들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빠는 너무 마음이 아프네. 영아, 하늘이 우리 영이에게 시련과 아픔을 내리니 그것은 너를 더 큰 사람으로 만들게 하기 위한 것이라 믿는다. 하늘이 우리 영이에게 비바람과 추위를 내리는 것은 거대한 거목이 되게 하기 위함이라 믿는다. 그리하여 이겨내고 또 이겨내면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강인한 영아로 태어날 것이라 아빠는 믿는다. 우리 아들이 작은 패배에 위축되지 않고 꿈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것이라는 것을 아빠는 믿는다. 그리하여 그 끝은 위대하리라는 것을 아빠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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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의 메달은 대한민국 선수단의 3번째 금메달이자, 펜싱 에페 종목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플뢰레 김영호,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사브르 김지연의 개인전 금메달 이후 남자에페 첫 금메달이자, 펜싱 사상 3번째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런던올림픽 남자사브르)까지 통틀어 총 4번째 금메달이다.
아버지의 바람대로 '작은 패배에 위축되지 않고 꿈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간 아들'의 끝은 진정 위대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