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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못이기는 겁니까."
세계랭킹 1위가 4명이나 포진해 '판타스틱 4'라 불렸던 2016 리우 올림픽 한국 유도 남자 대표팀. 마치 4년 전 일본 대표팀을 보는 듯 하다. 10일(한국시각) '마지막 희망'으로 불린 90㎏급 곽동한(24·하이원)마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자칫 노골드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탄식어린 우려가 터져나왔다. 유도에서 노골드 충격은 2000년 시드니 대회(은2·동3)가 마지막이었다. 애초 여자 대표팀은 세계 정상권과 거리가 있어 남자 선수들에 대한 기대가 컸다.
곽동한은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리카 아레나2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바를람 리파르텔라니(조지아·세계랭킹 5위)에게 한판패 했다. 경기 시작 39초 만에, 또 종료 2분45초 전에 잇따라 허벅다리걸기에 넘어가며 절반 2개를 빼앗겼다. 업어치기가 장기인 그는 상대 주특기 허벅다리걸기를 경계했지만 방어에 실패했다. 완패였다. 다만 첫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르쿠스 뉘만(스웨덴·세계랭킹 4위)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 경기 시작 2분31초만에 전광석화 같은 업어치기로 상대를 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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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상대의 집중 분석을 이겨내지 못했다. 유럽 선수들은 '타도 한국'을 외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가뜩이나 '판타스틱 4'의 주특기는 모두 업어치기다. 상대는 소매만 내주지 않으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극도로 움츠리고 나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급해지는 쪽은 우리 선수였다. 결국 서두르다 뼈아픈 되치기나 불의의 일격을 허용하는 패턴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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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초반 금메달이 나오지 않으면서 그 부담이 다음 선수들에게 도미노처럼 전가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첫 날 시상대에 서지 못한 김원진, 다음날 결승에서 세계 랭킹 26위에 충격적인 한판패를 당한 안바울. 그 뒤 안창림마저 조기 탈락 수모를 겪으며 대표팀 분위기는 참담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세계랭킹 1위 곽동한의 경우 '반드시'라는 중압감과 부담감을 안고 싸워야만 했다. 제 기량을 온전히 발휘하기 힘든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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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