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대한민국 최종순위 8위로 마침표, 4회 연속 '톱10'의 명암

기사입력 2016-08-22 13:19


폐막식 기수인 레슬링 김현우 선수가 21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폐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2016.8.21/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M

하늘도 아쉬움을 토해낸 것일까.

2016년 리우올림픽의 페회식이 열린 22일(이하 한국시각), 리우데자네이루는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하지만 작별은 피할 수 없었다. 4년의 기다림이 다시 시작됐다.

마라카낭 주경기장에는 강풍에 흩날린 불꽃 비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끝이었다. 남미 대륙의 첫 올림픽이 추억속으로 사라졌다.

대한민국의 리우 여정도 모두 막을 내렸다. 목표는 '10-10'이었다. 금메달 10개 이상을 수확해 4회 연속 종합 순위 10위 안에 든다는 그림이었다. 금메달 10개는 채우지 못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하지만 '톱10' 수성은 성공했다. 한국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따내 208개 출전국(난민팀 제외) 가운데 8위를 차지했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잠시 10위권 밖(12위)으로 밀려난 한국은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금메달 9개로 9위에 오른 뒤 2008년 베이징에서는 금메달 13개로 7위, 2012년 런던에서는 금메달 13개로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4회 연속 '톱10'에 성공했다.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양궁 전 종목(남녀 개인전·남녀 단체전·금메달 )을 석권한 데 이어 사격에서 진종오가 첫 올림픽 3연패(남자 50m 권총)를 달성했다. 펜싱에선 '난 할 수 있어'로 화제를 일으킨 박상영이 남자 에페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깜짝 금메달'이었다. 막바지에는 '여풍'이 거셌다. 여자 태권도 49㎏급의 김소희와 여자 67㎏급의 오혜리가 금메달을 수확했다. 대미는 '골프 여제'가 장식했다. 박인비는 세계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작성하며 세계 최강 한국 여자 골프의 위용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9개의 금메달에는 모두 스토리가 넘쳤다.


21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한국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2016.8.21/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P
한국은 마지막 날 8위와 9위 사이에 있었다. 남자배구 결승전에 오른 이탈리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 한국은 9위로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개최국 브라질이 이탈리아를 막아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탈리아(금8, 은12, 동8), 호주(금8, 은11, 동10), 네덜란드(금8, 은7, 동4)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8위 자리를 지켰다.

물론 아쉬움은 남았다. 메달의 편식이 심했고, 유도, 레슬링, 배드민턴이 '노골드'로 대회를 마치며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총 메달 수로 따지면 21개를 획득한 한국은 종합 11위였다.


이번 대회 선수단장을 맡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마지막 날 코리아하우스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 약속한 10-10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의 열정과 투혼이 있었기에 금메달 9개, 종합순위 8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이제 2020년 도쿄올림픽의 막이 오른다. 이번 대회에 드러난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중·장기 전략을 세워 나간다면 도쿄올림픽에서는 리우 그 이상의 성과, 그 이상의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리우올림픽 17일 동안 웃고 울며 행복했다. 삼복더위에 새벽잠을 설쳐가며 우리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해 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21일 오후(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식이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폐막 공연이 열리고 있다. /2016.8.21/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D
종합 1위는 금메달 46개, 은메달 37개, 동메달 38개 등 무려 121개의 메달을 수확한 미국이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개최국 중국에 선두 자리를 내준 미국은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2회 대회 연속 선두를 지켰다.

영국은 리우에서 새 역사를 열었다. 금메달 27개, 은메달 23개, 동메달 17개를 따내는 놀라운 성적으로 중국(금 26·은 18·동 26)을 따돌리고 2위에 올랐다. 영국의 리우올림픽 순위는 1908년 런던올림픽 우승 이후 최고 성적이다.


3일 오전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2016 팀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정몽규 선수 단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2016.8.3./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k
일본도 약진했다. 금메달 12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1개를 차지하며 종합 6위에 올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종합순위에서 한국을 추월했다. '도핑 스캔들'에 휘말린 러시아가 4위(금19, 은18, 동19), 독일이 5위(금17, 은10, 동15), 프랑스가 7위(금10, 은18, 동14)를 차지했다. 개최국 브라질은 금메달 7개, 은메달 6개, 동메달 6개를 획득, 역대 최고인 13위에 올랐다.

정 단장은 "일본의 경우 기초종목인 육상 400m 계주에서 전통의 강호 미국을 따돌리고 은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본의 약진은 시사하는 바가 크고, 한국 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정책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기적, 체계적 투자 지원책 마련, 과학전 훈련 및 새로운 전략 도입, 우리의 체질에 맞는 선택과 집중, 해외 사례 벤치 마킹 등에 힘써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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