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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인생 2막이 시작된 거죠."
모든 것을 얻은 듯 했던 화려한 선수 생활에서 딱 하나 아쉬움이 남았다. 올림픽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대회를 시작으로 무려 6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모든 영광과 아쉬움을 뒤로한 채 이규혁은 지난 1월 스포츠토토 빙상단 총 감독에 올랐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물론, 쇼트트랙 선수들까지 총괄책임하는 막중한 위치다.
그는 사령탑에 오른 뒤 처음으로 선수들과 여름부터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선수 시절 막연히 꿈꿨던 것들을 현실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빙판 위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이 감독이 시즌 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인생 2막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의 각오는 단단하다.
그는 "현역 시절 운동할 때 환경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외국 선수들과 비교가 많이 됐다"며 "선수는 경기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 부분을 해결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감독은 사령탑에 오른 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코치는 물론이고 장비 담당 코치와 트레이너를 영입해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 이 감독은 심리 상담과 영어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감독이 진짜 바람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선수들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6번의 치열한 올림픽을 거치며 온 몸으로 느낀 바다.
그는 "나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선수 중 일부는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고개를 숙였다"며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도 성취를 기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상화처럼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는 선수는 계속해서 잘하게 해야 한다. 실력을 더 길러야 하는 선수는 국제대회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도움을 주고 싶다"며 지도자로서의 목표를 밝혔다.
스피드스케이팅 스타 이규혁. 그의 1막은 끝났다. 두번째 스테이지가 이제 막 시작됐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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