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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백승권 전북 신임 단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2-08 18:58



"중요한 것은 진정성입니다."

위기의 전북 현대를 구할 백승권 신임 단장은 그 어느때보다 '진정성'을 강조했다. 백 단장은 6일 이철근 단장의 후임으로 새롭게 전북 수장에 올랐다. 어려운 시기에 힘든 자리에 오른 백 단장은 "부담이 된다.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전북은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3일 전북이 제출한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박탈에 대한 제소를 기각했다. 불과 3달 전 아시아챔피언의 환희를 만끽했던 전북은 졸지에 ACL에 출전조차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CAS 제소 과정부터 기각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12년간 전북을 이끌었던 이철근 단장이 사임했다. 최강희 감독과 함께 전북의 양대 축이자 모기업 현대자동차와 축구단의 가교역할을 하던 이 단장이 물러나며 창단 이래 최대 위기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긴급 소방수로 백 단장이 선임됐다. 백 단장은 부임하자마자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곧바로 전북 사무국을 찾았다. 백 단장은 "확 달라진 사무국에 들어가니 만감이 교차하더라. 옛날에 근무하던 곳이라 정감도 들었다"고 웃었다. 백 단장은 전북과 인연이 깊다. 1986년 현대자동차 입사 후 공장 총무부 홍보과와 서무과에서 근무했던 백 단장은 2000년 운영팀에 들어오며 전북과 인연을 맺었다. 2009년 현대차 울산 홍보팀장으로 발령이 나기 전까지 사무국장, 부단장 등을 역임했다. 전북이 전성시대를 여는데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최강희 감독과도 꾸준히 인연을 이어나갔다. 백 단장은 "경조사 때도 연락하고, 울산에 오시면 얼굴을 봤다. 그래서 만나도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웃었다.

결국 관심의 초점은 두가지다. 이미지 쇄신과 모기업의 지원 문제다. 이미지 쇄신에 관해서는 이미 방향을 결정했다. 백 단장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팬들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모기업 지원에 대한 부분은 조심스러웠다. 백 단장은 "아직 구체적인 구상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더 열심히 하면 모기업에서 상응하는 지원을 해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에 전북이 하던 프로젝트도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다. 전북은 현재 '비전 2020'을 진행 중이다. 선진 유소년 시스템 구축과 프런트의 역량 강화를 위한 글로벌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단의 100년 대계를 위해 이 단장이 역점을 두고 펼쳐온 사업이었다. 백 단장은 "잘하던 부분은 당연히 유지해야 한다. 들어와서 보니까 유소년 육성 관련 부분이 잘 돼어 있더라. 내가 있을 때와 비교하니 뿌듯하더라. 잘되고 있더라도 더 열심히 하면 90점이 100점이 될 수 있다. 그렇게 개선하고 보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구단을 떠난 뒤 팬의 입장에서 바라보던 것도 접목시킬 계획이다. 백 단장은 "울산에 있으면서 경기를 봤다. 팬 입장이 되어보니까 무엇을 원하는지, 필요한지 알게됐다. 단장으로 구단과 팬 사이의 갭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백 단장은 "오히려 발전을 위한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직원들에게도 환골탈태 하지고 강조했다.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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