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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겡끼데스까.'
19일 삿포로돔에서 펼쳐진 개막식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습니다. 개회식 시작 2시간 전부터 삿포로돔 근처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였죠. 인터넷으로 진행한 개막식 입장권은 일찌감치 동났을 정도였죠. 삿포로돔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나루히토 왕세자의 개막 선언에 우레 같은 박수를 쏟아냈고, 마지막 성화 봉송주자 하라다 마사히코가 등장하자 '와~'하는 환호가 돔을 가득 메웠습니다.
우리 선수들 역시 개막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전체 32개국 가운데 9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한국 선수들은 기수 정동현(29·알파인 스키)을 필두로 늠름한 자태를 뽐냈습니다.
한국은 대회 첫째 날부터 금맥을 터뜨렸습니다. '기대주' 이상호가 한국 스노보드 사상 최초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은메달을 획득한 최보군(26)을 비롯해 지명곤(35)과 김상겸(28)도 나란히 4~5위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스노보드에 새 역사를 썼습니다.
한국도 춥지만 삿포로는 훨씬 더 춥습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기도 하죠.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스노보드를 시작으로 금메달 15개 획득, 종합 2위 탈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근 감기몸살로 고생했던 크로스컨트리의 김 마그너스(18)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테스트 이벤트와 동계전국체육대회에서 제 기량을 뽐내지 못한 아쉬움을 삿포로에서 모두 풀어내겠다는 각오입니다.
'매스스타트 최강자' 이승훈(28)도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에서 오른정강이 부상을 입었지만, 동계아시안게임에 대한 의지까지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승훈은 삿포로 출국 전부터 "뛸 수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죠.
'효자종목' 쇼트트랙 선수들도 금메달을 향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개최국인 일본의 횡포에 빙상 훈련 시간이 많지 않지만, 개의치 않고 묵묵히 금빛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각자의 꿈과 목표를 알고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 메달의 유무를 떠나 부상 없이, 그동안 흘린 땀과 눈물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엮어 낼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삿포로(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