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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스토리]'눈물 닦은'셔틀콕 여제의 더 강력해진 스매싱, 2관왕 향해 순항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3-10-04 13:56 | 최종수정 2023-10-05 05:37


[항저우스토리]'눈물 닦은'셔틀콕 여제의 더 강력해진 스매싱, 2관왕 향…
사진=연합뉴스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셔틀콕 여제' 안세영(21·삼성생명)에게 5년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은 눈물이었다. 당시 그는 태극마크를 단 지 1년도 되지 않은 고등학교 1학년 유망주였다. '배드민턴 천재 소녀'로 주목받으며 아시안게임 엔트리에까지 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1회전 탈락이었다.

이를 악물었다. 그는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정조준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8강 탈락이었다. 안세영은 결국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리곤 "다시 시작하겠다"며 두 무릎을 집고 일어섰다.

눈물을 닦은 안세영은 훨씬 더 강력해졌다. 그는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 전까지 올 시즌 9개 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지난 3월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에서는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의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8월에는 세계랭킹 1위까지 차지했다. 방수현 이후 27년 만의 일이다.


[항저우스토리]'눈물 닦은'셔틀콕 여제의 더 강력해진 스매싱, 2관왕 향…
사진=연합뉴스
안세영은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펄펄 날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여자 단체전에서 '라이벌' 중국을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1994년 히로시마대회 이후 29년 만이다. 안세영은 이날 1경기 단식에 나서 라이벌 첸위페이(3위)를 세트스코어 2대0으로 눌렀다. 한국의 왕좌 탈환에 앞장섰다. 개인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세영은 32강에서 푸이츠와(마카오), 16강에서 열린 압둘 라자크 파티마스 나바하(몰디브)를 세트스코어 2대0으로 각각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다.

안세영은 "단체전 뒤에 개인전이다. 여유롭게 풀어나가는 것 같아서 기분 좋다. 내일 또 경기가 있다는 것에 행복하다. 더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나는 욕심을 내면 정말 안 되는 것 같다. 하루하루 그냥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저우스토리]'눈물 닦은'셔틀콕 여제의 더 강력해진 스매싱, 2관왕 향…
사진=연합뉴스
그는 "5년 전에는 아무 것도 몰랐다.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고 막연하게 뛰는 것에만 집중했다. 도쿄올림픽 때는 후회 없이 준비했다. 진짜 힘들게만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경험을 통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잘 알게 됐다. 얼마나 잘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흔들리는 순간도 분명히 많았다. 잘 참고 견뎠다. 주위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내가 좋아서 하는 배드민턴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기계처럼 지시대로 했다. 더 이상 발전 없이 경기만 뛰었다.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은데 흔들리는 선수가 돼 어떻게 하면 더 향상될까 생각했다"며 웃었다.

안세영의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8강부터가 진짜다. 톱랭커들과의 경기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개인전 정상까지 세 고비 남았다. 그는 "잘 준비해야 한다. 중국 선수들도 열심히 준비해서 들어올 것이다. 그 자체로 즐기면 될 것 같다"고 경계했다.

이날 벌어진 다른 경기서 여자단식의 김가은, 혼합복식의 서승재-채유정 조, 남자복식의 최솔규-김원호 조, 여자복식의 김소영-공희용 조, 백하나-이소희 조도 8강에 올랐다. 한국 배드민턴의 선전은 계속 되고 있다. 항저우(중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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