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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인권침해가 아닙니다. 장애인 학대입니다."
지난 8월18~27일 영국 버밍엄에서 개최된 2023년 국제시각장애인협회(IBSA) 월드게임에 출전한 쇼다운 남녀 국가대표들이 감독, 코치 등 코칭스태프로부터 폭언과 학대를 당했다며 진정을 접수했고, 스포츠윤리센터가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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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의원은 "장애복지법이 명시한 '장애학대'는 신체, 정신. 정서. 유기, 방임을 모두 다루고 있다"면서 "경기 당일날 선수가 주변에 물어봐서 겨우 경기에 참석했다고 하는 일이 있었다. 이건 방임이자 유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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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대회 마지막 이틀간도 유기 방임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나홀로 선수단을 지원한 B코치가 "감독님이 잘못하셨다. 돌아가서 협회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한 이후 "9월 대회, 11월 전국체전 심판 배정에서도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으로 국감장에 나선 B코치는 2015년 이후 국제심판으로 활약하며 거의 모든 대회에서 "한국에 돌아온 후 심판 배정에서 배제됐다. 11월 전국체전에선 심판안내 문자조차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 선수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스포츠윤리센터가 규정한 인권침해 11개 유형 중 8개나 해당하고, 특히 장애인선수에 대한 유기 및 방임은 장애인복지법 2조3항(장애인학대란 장애인에 대하여 신체적ㆍ정신적ㆍ정서적ㆍ언어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경제적 착취,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의 '유기 또는 방임'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선수가 국제대회 경기 당일 유기됐다. 직무유기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단순한 인권침해가 아니다. 장애인 학대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김 의원은 "쇼다운 선수들은 스포츠윤리센터에도 제소를 했다. 하지만 조사가 굉장히 늦게 시작됐고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이 심판을 보는 대회에 나가야 했고, 문제를 제기한 코치는 심판 배정에서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황종하 스포츠윤리센터 사무국장은 "관계자 수가 많았고 접수된 피해 건수만 10건이 넘어 (늦어졌다).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에 참가중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을 대신해 국감장에 출석한 양충연 사무총장에게 "내년에 또 국가대표선발전에 나설 선수들이 방청객으로 와 있다. 이들이 용서를 강요받고,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선 안된다. 감독과 코치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안되도록 잘 살펴달라. 대한장애인체육에서 끝까지 잘 챙겨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질의에선 영국 버밍엄 월드게임 예산 등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했다. "선수단 67명 중 장애인 선수가 24명이고 지원인력 등 기타 인력인데 예산집행 5억원 중 선수들을 위한 예산은 식비와 숙박비만 책정됐다"면서 "정말 이상한 것은 한국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회장의 직무수행비를 2년간 1억 1600만원을 썼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준 것이라고 말을 하는데 장애인 스포츠 가맹단체 중 정기적으로 회장 직무수행비나 판공비를 지원받는 곳은 한국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이 유일하다"면서 "특히 충격적인 것은 개인통장에 입금하고 있다. 괜찮은 것인가"라고 대한장애인체육회 양충연 사무총장에게 질의했다. 양 총장은 "아니다. 통상적으로 직책 수행경비에 대해서는 체크카드를 이용해 집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지침 위반을 확인하고, 합당한 처분과 개선 조치를 내려달라"고 요청했고, 양 총장은 "그렇게 하겠다.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감 현장에서 만난 B코치는 "쇼다운 국제대회에서 한국은 대단히 특별한 국가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출전하는 국가이고 매년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도 크다. 그런데 정작 우리 선수들은 식사 안내도, 통역 서비스도 받지 못했다. 당뇨가 지병인 선수가 방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을 보며 마음 아팠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용기를 내 국감장에 나선 선수들은 "선수들을 이렇게 대해선 안된다는 걸 아셨으면 한다. 내년, 내후년에도 쇼다운은 계속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선 안된다는 생각에서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국회(여의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