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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주세혁 감독이 이끄는 남자탁구대표팀이 '세계 최강' 중국과의 4강전에서 기적같은 풀매치 명승부 끝에 아쉽게 패했다.
이날 4강전 이후 남자 결승전이 열리는 25일까지 전티켓이 매진된 가운데 주말을 맞아 중국 탁구팬들이 대거 부산을 찾았다. 벡스코엔 경기 시작 전부터 "대한민국 화이팅!" "짜요짜요!" 한중 탁구 팬들의 응원전이 뜨거웠다. 벤치에선 2012년 런던올림픽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주세혁 감독과 왕하오 감독이 지략 대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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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게임, 이상수가 마롱의 모든 공을 받아내며 2-0으로 앞서갔다. 2-3으로 경기를 뒤집은 마롱에게 경기지연으로 인한 옐로카드가 주어졌고, 이상수가 3-3, 타이를 이뤘지만 마롱이 11-6으로 승리하며 게임스코어 2-2, 운명의 5게임에 돌입했다. 3-3에서 네트와 엣지의 행운이 이상수를 향하며 5-3으로 앞섰다. 이상수의 긴 서브에 마롱의 리시브가 높이 뜨며 6-3, 포핸드 득점까지 이어지며 7-3으로 압도했다. "대~한민국 !"함성이 다시 한번 물결쳤다. 7-4에서 주 감독의 타임아웃은 인상적이었다. "15점까지 있다고 생각해. 마라톤한다고 생각하고 침착하게 경기하라." 이상수는 흔들리지 않았다. 마롱의 빈공간에 포어드라이브를 꽂아넣으며 9-4로 앞선 후 11-4로 승리를 매조지했다. 2013년 부산아시안탁구선수권에서 지금은 아내가 된 박영숙과 금메달을 따냈던 '닥공' 이상수가 또 한번 부산에서 신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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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2시간 33분의 명승부, 대한민국이 매치스코어 2대3으로 패했다. 한마음으로 염원한 기적은 없었지만 주세혁 감독이 약속한 '희망'을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대한민국 남자탁구의 투혼은 눈부셨다. 한국은 이번 대회 중국의 무실 매치를 저지한, 유일한 국가다. 8강전 일본도 패기를 앞세워 중국에 강하게 맞섰지만 단 하나의 매치도 뺏지 못했다. 대한민국 '톱랭커' 장우진과 '닥공 맏형' 이상수가 2매치를 잡아내며 난공불락 만리장성에 또렷한 균열을 냈다.
경기후 인터뷰에서 캡틴 이상수는 경기장을 가득 채워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많은 팬들이 응원 와주셔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팬들 덕분에 힘이 났다. 아쉽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장우진은 "중국선수들에게 계속 져서 가슴속에 한이 있었는데 오늘 그 부분을 푼 것 같아 기분 좋지만 패해서 아쉽다"는 소감을 전했다. "세계대회가 우리나라 최초로 열렸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신 덕분에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팬이 없으면 선수는 없다. 앞으로도 희망 보여드리는 탁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종훈은 "팀에 도움이 안돼 속상하지만 팬들이 많이 와주셔서 응원에 큰힘을 받았다. 상수형, 우진이도 힘 받아서 좋은 경기를 했다. 많이 와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우진이형 말대로 팬 없는 선수는 없다. 앞으로도 탁구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