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 11일 서울 구로구 우신고 체육관 앞, 섭씨 35도 가을 폭염 속에 코웨이 블루휠스 선수, 스태프들이 경기용 휠체어 20여대를 일사불란하게 옮겼다. '휠체어농구 1세대 레전드' 임찬규 단장이 이끄는 코웨이 블루휠스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강 휠체어농구단이다. 김영무 감독은 국가대표 사령탑, 김호용 김상열 오동석 등 대부분 선수들이 국가대표인 이 팀은 올 시즌도 휠체어농구리그 공동 1위다. 리그가 잠시 쉬는 9월, 코웨이가 '서울림'을 만났다. '서울림-코웨이블루휠스 장애인식 개선 휠체어농구 체험 교실'을 위해 경기도 남양주에서 2시간을 달려왔다. 코웨이 블루휠스는 올해 3회째를 맞는 '장애-비장애학생 모두의 운동회' 서울림운동회(11월2일·서울대체육관)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서울림운동회 참여교 중 신청을 받아 국가대표들에게 휠체어농구를 배우는 이 프로그램의 열기는 상상 이상이다.
|
|
50분의 수업시간, 농구소년 20명의 눈빛이 초롱초롱했다. 김영무 감독의 지휘에 따라 선수들이 학생들에게 1대1로 휠체어 조작법을 가르친 후 곧바로 실전. 10명씩 두 팀으로 나뉘어, 슛 대결이 시작됐다. 김상열과 양동길이 양팀 코치로 경기를 조율했다. 휠체어 조작하랴, 영점 조준하랴 정신 없던 아이들이 금세 게임에 적응했다. 농구부 주장 (박)경태의 골밑슛이 터지는가 싶더니 7~8명 아이들의 슈팅이 잇달아 림을 뚫었다. 김 감독은 "아이들이 두려움이 없다. 휠체어가 넘어져도 볼이 날아와도 피하지 않는다. 농구를 한 애들이 확실히 다르다. 선수처럼 슈팅에 스냅을 넣을 줄 안다. 좀만 더하면 진짜 재밌는 게임이 나올 것"이라고 칭찬했다. 아쉬운 탄식과 짜릿한 탄성이 오가는 가운데 50분이 눈깜짝할새 지나갔다.
홍종화 우신고 교감은 "휠체어농구를 처음 보는데 선수들이 불굴의 정신으로 멋진 플레이를하는 모습이 감동"이라고 했다. "산 교육의 현장이다. 직접 휠체어를 타고 스포츠를 같이 하니 장애인과 장애인스포츠에 대해 절로 배우고 이해하게 되는 최고의 교육"이라면서 "휠체어농구가 구기종목 중 하나로 학교에서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종목이 돼도 좋을 것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휠체어농구 체험을 선물한 스승들도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김주영 체육교사는 "나도 휠체어를 타봤는데 쉽지 않더라. 금방 적응하고 파이팅하는 제자들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고 했다. "프로그램이 너무 좋다. 내년에도 꼭 신청할 것이다. 함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너무 좋았다. 서울림 아이들뿐 아니라 농구부, 특수교육, 특수체육과를 지원하는 아이들도 함께 했다. 생활기록부에도 기록하려고 한다. 입시에도 도움이 되고, 장애인식 교육도 되고, 정말 좋다"고 평가했다. 곽현철 특수교사는 "파리패럴림픽에 맞춰 휠체어농구를 경험해 더 좋은 기회였다"면서 "올해 처음 특수학급이 생겼는데 통합 스포츠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장애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높일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했다.
|
|
전국 초중고에서 '찾아가는 휠체어농구' 수업을 수시로 진행하는 코웨이 블루휠스에 나눔은 일상이다. 김영무 감독은 "휠체어를 옮기고 이동하는 과정은 힘들지만 항상 기운을 얻어간다. 아빠미소가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우리로 인해 즐겁다는데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무엇보다 우리회사 코웨이가 지향하는 바다. 기운도 얻고 보람도 얻고 선수들도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고 했다. 서울림운동회를 앞두고 응원도 잊지 않았다. "이런 좋은 행사가 3년째 열리고 있다는 걸 보면 대한민국이 복지국가가 된 것같다"면서 "매년 성장하고 있다고 들었다. 서울, 전국을 넘어 아시아, 세계적으로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 되면 좋겠다"며 웃었다.
|
|
이날 생일을 맞은 양동길은 "생일에 재능나눔은 더 뜻깊다"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휠체어농구, 장애인스포츠를 알릴 수 있어 뿌듯하다. 항상 느끼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우리가 더 힘이 난다"고 했다. "이런 프로그램을 위해서라면 우리팀은 서울뿐 아니라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며 활짝 웃었다.
|
|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