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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탁구천재' 안재현(한국거래소)이 세계탁구선수권 8강에서 멈춰섰다. '브라질 천적'의 벽에 막혀 6년 만의 포디움을 눈앞에서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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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4게임 칼데라노가 전열을 정비하고 강공으로 나섰다. 안재현도 전광석화같은 역습으로 맞섰다. 5-4까지 추격하더니 기어이 6-6, 7-7 팽팽한 흐름을 가져갔다. 그러나 이후 칼데라노의 파워풀한 백드라이브에 흔들렸다. 7-11로 3게임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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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5게임, 2-2에서 안재현이 테이블 아래 볼을 걷어올리며 완급 조절, 마구로 상대를 압도했다. 오상은 감독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4-2로 앞서갔다. 불리한 상대지만 포디움을 호락호락 내줄 뜻은 없었다. 그러나 칼데라노에게 서브 포인트를 내준 후 5-6으로 밀렸다. 6-6으로 타이를 만들었고, 8-10으로 매치포인트를 내준 후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9-10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눈부신 투혼에 환호성이 쏟아졌다. 브라질 벤치가 타임아웃을 외쳤다. 상대 테이블 구석으로 풀스윙으로 볼을 찔러넣었다. 10-10, 듀스 게임이 시작됐다. 10-12, 게임스코어 1대4로 패했지만 '멋진 승부'를 하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초반 상대 흐름에 말려 1-2게임을 쉽게 내준 부분이 아쉬웠다. 3~5게임에선 일진일퇴의 승부를 펼쳤다. 상대전적 6전패지만, 다음 맞대결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한 경기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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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4강행과 함께 브라질 선수 첫 동메달을 확정지은 휴고 칼데라노는 안재현에 대해 "여러 번 붙어봤지만 안재현은 정말 강한 선수다. 이 대회에서 동메달도 땄던 선수다. 언빌리버블한 샷을 보여줬다"며 리스펙트를 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도하세계탁구선수권 풀기자단
<안재현 8강전 후 일문일답>
-아쉬운 결과다.
▶경기를 이기면 기분이 좋고, 지면 기분이 안좋은게 당연하지 않겠나. 오늘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내가 부족했다. 솔직히 오늘 밀린게 많았고, 상대가 나랑 상성이 잘 안맞았다.
-상성 이야기가 궁금하다.
▶경기가 초반에 밀리고, 중반에 할 만하다 결국 후반에 졌다. 내 단점을 잘 파고드는 유형이라 더 철저히 대비해야 할 거 같다.
-한 경기만 더 이겼으면 메달이었다.
▶8강에서 지는 건 뼈아프다. 메달의 유무가 차이가 크다. 힘들긴 하지만 다시 준비하겠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 훈련할 때 좀 더 생각하고, 잘 준비했더니 메달과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긍정적이다.
-2게임 2-1에서 항의했던 내용이 궁금하다.
(안재현은 칼데라노가 손가락을 구부려 야구의 '너클볼' 그립으로 서브를 넣는 동작을 놓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내가 어릴 때 배웠던 서브 규정은 서브 상황에서 손가락을 다 펴고, 공이 보여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근데 칼데라노가 (손가락을 구부리는 등) 공을 가리는 성향이 있다. 이걸 1게임부터 어필하려고 하다 어려운 상황이 와서 2게임에서 어필했다.심판은 칼데라노가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판정했다. (그전에도 계속 손가락을 구부렸나) 맞다. 계속 구부렸다. 비디오 판독을 사용할까도 했는데, 심판이 손을 구부려도 공이 보이면 된다고 얘기하더라.(국제탁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신체장애가 있는 선수의 경우 서브 규정이 완화된다)